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9일(현지시간) 이달 말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전에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자고 촉구했다.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이 본부장은 이날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ㆍ동아시아재단이 개최한 전략 대화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대화 모멘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평화와 번영, 통일을 향한 남북관계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한 결단을 기대한다”며 “트럼프 대통령 방한에 앞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에 북한이 호응해줄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핵심 당사국인 남북미 최고지도자들이 북핵 문제 해결을 이토록 집중적으로 다룬 적이 없다”며 북한에 있어 지금이 놓쳐서는 안 될 “황금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20∼21일 방북과 관련해 "대화 프로세스 재개를 위한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또 문 대통령의 지난주 ‘스톡홀름 제안’을 언급하며 "지난주 문 대통령은 스웨덴에서 평화를 위한 '신뢰'의 중요성을 언급한 바, 우리로서는 현재의 신뢰결핍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일련의 노력을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핵 협상에 있어 제재에 치중한 ‘잃어버린 10년’ 간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로부터 멀어지게 됐다며 “북한과의 협상은 더 이상 협상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대화 방법으로는 ‘톱-다운’ 접근법을 견지하면서도 실무협상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하노이 회담에도 불구하고 ‘톱-다운’ 방식은 남북미 정상의 정치적 결단이 확고한 현 상황에 가장 적합한 방식”이라며 “최고지도자들이 협상의 세부적인 측면까지 직접 정교하게 다루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한미 북핵수석대표 간 실무협상 등 방법으로 ‘톱-다운’ 방식을 보완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의 미국 측 카운터파트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도 이날 전략대화에서 공동 연설자로 나섰다. 한미 북핵수석대표가 한 자리에서 연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사람은 연설 후 별도의 회담을 가졌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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