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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치 375만인데 500만 몰린다”… 포화상태 대구공항 부작용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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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치 375만인데 500만 몰린다”… 포화상태 대구공항 부작용 속출

입력
2019.06.20 16:00
수정
2019.06.20 16:03
0 0

공항인근 불법주정차 증가, 잦은 비행기 연착, 통합공항 이전도 변수

대구국제공항 1층 대합실 공항 카운터 앞에 출입국 수속을 밟기 위한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대구국제공항 1층 대합실 공항 카운터 앞에 출입국 수속을 밟기 위한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18일 오후 9시 대구국제공항 대합실. 이곳에는 출국을 위해 체크인하는 여행객들과 입국자를 기다리는 가족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1,616면의 공항 내 주차장 입구마다 ‘만차’라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공항에서 100여m 떨어진 1ᆞ2공영주차장에도 만차 수준의 수용량을 보이고 있었다. 각각 79, 186면인 이들 주차장의 주차가능 대수는 각각 2, 3대였다. 가족과 함께 베트남 다낭으로 가기 위해 대구공항에 온 김주연(28)씨는 “공항 내 주차공간이 없어 외부 공영주차장으로 갔는데도 주변을 두 바퀴 돌고 나서야 겨우 차를 댔다”며 “하마터면 체크인도 하지 못할 뻔 했다”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이날 오후 9시에 출발하는 다낭행 비행기는 급유와 활주로 사정으로 30분 늦게 이륙했다.

대구국제공항이 이용객 폭증으로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주차공간 부족에 따른 불법주차, 잦은 항공기 연착, 탑승객 대기공간 협소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측이 현재 연간 375만명인 대구공항 수용규모를 2022년까지 485만명으로 개선할 계획이지만 올해 예상 이용객이 500만명에 이를 전망이어서 대구공항은 갈수록 북새통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대구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대구공항 이용객은 2014년 153만7,328명, 2015년 202만7,626명, 2016년 253만3,132명, 2017년 356만124명, 지난해 406만2,833명으로 해마다 폭증하고 있다. 올들어 지난달까지 204만7,651명이 이용한 대구공항의 올 예상 이용객은 최대 500만명이다.

대구공항은 현재 하루 평균 96편, 주간으로는 국내선 256편 국제선 418편이 운항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총 2만6,800편의 비행기가 대구공항을 오갔다.

대구국제공항 외부에 위치한 공항2공영주차장에 만차를 알리는 표지판이 서있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대구국제공항 외부에 위치한 공항2공영주차장에 만차를 알리는 표지판이 서있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대구공항 안팎의 주차장 부족현상이 고질화하면서 불법 주정차가 만성화하고 있다. 대구공항 내부 주차요금은 소형 차량 기준 기본 30분에 800원, 15분 추가 시 400원, 1일 주차요금은 월~목 1만3,000원, 금~일ㆍ공휴일 1만5,000원이다. 외부 공영주차장의 주차요금은 하루 4,000원 수준이지만 총 1,881면의 주차장은 이용객을 모두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 여파로 공항 주변의 불법 주정차 단속 건수가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구 동구청에 따르면 공항 주변에서 지난해 5,317건 올들어 지난달까지 3,810건이 불법 주정차로 단속됐다.

비행기의 이ㆍ착륙 지연도 고질병이 되고 있다. 지난해 대구공항의 비행기 지연횟수는 총 2,008회다. 이용객 지각, 날씨, 급유, 활주로 사정 등 지연 이유도 가지각색이지만 9개뿐인 주기장이 큰 원인이 되고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제 시간에 공간을 비워주고 이ㆍ착륙을 해야 하지만 현재 대구공항의 시설 규모 상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구국제공항 전경.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대구국제공항 전경.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한국공항공사 대구지사는 2022년까지 사업비 693억원을 투입해 연간 485만명 수용규모로 공항 시설 개선에 나섰다. 올 연말까지 현재 주기장 9개, 탑승교 3개인 공항시설을 각각 11개, 4개로 늘리고 공항 2층 여객터미널을 수속 후 탑승 직전의 격리대합실로 전환한다. 내년 8월 임대가 끝나는 공항호텔은 국내선 전용 터미널로 활용하고, 기존 여객 터미널은 국제선 전용으로 사용한다. 또 주차빌딩도 새로 지어 450면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대구공항 시설개선의 또 다른 변수는 민간ᆞ군공항 통합이전이다. 이전 대상 공항에 대한 시설개선 투자에 한계가 있는 것이다. 강동필 시민의힘으로대구공항지키기운동본부 사무총장은 “시민들의 공항이용이 불편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시설 개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연철 대구시 민항활성화팀장은 “대구공항이 이전한다고 해서 불편을 감수할 수는 없기 때문에 국토교통부와 한국공항공사 측에 시설개선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이용객의 증가속도를 따라 잡지 못하는 것이 대구공항의 딜레마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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