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앞두고 북한 노동신문 기고… ‘북미협상 훼방 의도 없다’ 명확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방북을 하루 앞둔 19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시 주석의 기고문을 1면에 실었다. 사진은 조선중앙TV에 보도된 신문. 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방북 하루 전인 19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기고를 통해 방북 소식을 직접 알렸다. 북한 입장에선 중국 최고지도자의 방북 전 분위기를 한껏 띄우는 동시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외교력을 일찍부터 선전하려는 목적으로 기고문을 활용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중국 입장에서도 미국과의 무역전쟁 담판을 앞두고 북미 협상에 훼방을 놓을 의도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밝히기 위해 기고문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이날 ‘중조(중북)친선을 계승하여 시대의 새로운 장을 계속 아로새기자’는 제목의 시 주석 기고문을 1면에 실었다. 시 주석은 글에서 “올해는 중조 외교관계 설정 70돌이 되는 해”라고 운을 뗀 뒤 “김정은 동지의 초청에 따라 친선을 계승하여 새로운 장을 계속 아로새기려는 아름다운 염원을 안고 곧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국가방문하게 된다”고 자신의 방북 소식을 직접 전했다.

시 주석은 또 “김정은 위원장 동지의 올바른 결단과 해당 각측의 공동의 노력에 의하여 조선반도에 평화와 대화의 대세가 형성되고 조선반도(한반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쉽지 않은 역사적 기회가 마련됨으로써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인정과 기대를 획득한 데 대하여 기쁘게 보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지도력과 외교력을 높이 평가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은 중국 최고지도자 방북을 김 위원장 성과로 대대적인 선전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 기고문도 그 일환”이라며 “시 주석 발언을 근거로 김 위원장이 뛰어난 지도자이고, 현재의 전략ㆍ행보가 매우 정당하다는 것을 주민들에게 각인시키려는 것 같다”고 봤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중국 측은 조선 동지들과 함께 손잡고 노력하여 지역의 항구적인 안정을 실현하기 위한 원대한 계획을 함께 작성할 용의가 있다”며 역내 역할론도 강조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중국이 확실히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겠다는 것”이라며 “북한이 플랜A에서 ‘새로운 길’ 플랜B로 전환하는 변곡점을 (중국이) 제공하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모습 또한 역력하다. 시 주석이 “대화를 통해 조선 측의 합리적인 관심사를 해결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현재 진행형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밝힌 게 대표적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시 주석은 체면을 구기지 않으면서 미국과의 무역 협상이 잘 타결될 수 있도록 북중 수교 70주년이라는 계기를 잘 활용하고 있는 것 같다”며 “‘배후조종설’ 등이 나오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자신의 방북 목적 등을 기고문을 통해 명징하게 보여주고자 한 것 같다”고 봤다.

실제로 시 주석의 방북 결정에 ‘북한의 생각과 요구사항을 전해달라’는 정부 요청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은 북미 주도로 진행되는 비핵화 협상의 틀을 유지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하고 북중 정상회담에 임할 가능성이 크다. 전날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북한과 중국이 만나는 것에 있어서 우리 정부가 ‘긴밀히 협의했다’는 것은 우리 정부의 의중이 담겨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을 하루 앞둔 19일 북한 평양의 지하철역에서 주민들이 신문을 읽고 있다. 평양=AFP 연합뉴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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