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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미리 빼낸 도로 개발 정보를 이용해 땅 투기를 한 혐의로 기소된 충남도 고위 공무원 등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이들은 이미 공개된 정보이고, 땅투기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전지법 형사6단독 문홍주 판사는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충남도 국장급 공무원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문 판사는 A씨와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또 다른 공무원 B씨에겐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 등은 2014년 충남 홍성군 홍성읍 내법리 도로개발 정보를 미리 입수하고, 가족 명의로 땅을 사들여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땅투기 행각은 땅을 판 원소유주들의 문제 제기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이 땅을 사들인 뒤 인근 땅값이 갑자기 오르는 걸 이상하게 여긴 원소유주들이 국민권익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국무조정실은 지난해 초 특별감찰을 벌여 A씨 등을 적발했다.

A씨 등은 조사단계부터 “도로 개설 정보는 이미 공청회 등을 통해 알려졌고, 다른 사람에게 땅만 추천했다”고 땅 투기 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 등이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이용한 데다, 가족들에게 땅 매입자금을 송금하는 등 적극적인 땅 투기 정황이 나왔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문 판사는 “A씨는 땅을 대신 산 가족 계좌에 ‘땅 매입’이라고 명시해 5,400여만원을 송금했고, B씨도 땅을 매입한 누나 계좌로 4,300여만원을 보내는 등 적극적으로 땅 매입에 가담했다”고 판시했다.

문 판사는 또 “도로 개설 정보가 이미 일반에 공개된 자료라고 주장하지만, 도로개설 계획이 2013년 타당성 용역결과를 받기 전까지 구체화하지 않았고, 용역결과는 일반에 공개되지 않아 A씨 등이 입수한 자료가 비밀성을 상실한 자료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문 판사는 “피고들이 공직자의 신분을 망각하고 도로개설 정보로 시세 차익을 기대해 땅을 사들인 것은 처벌받아야 하지만, 초범이고, 실형 확정시에 공무원 신분 유지가 어렵게 되는 점을 감안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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