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대 상산고 이사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학교 운영하면서 소송까지 하고… 처량하고 괴롭지만, 사법부가 알아서 판단하겠죠.”

전북 상산고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19일, 홍성대 이사장은 이날 한국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자사고가 취소되면) 최후의 수단인 법적 구제를 강구해야 하지 않겠냐”며 이 같이 말했다. 홍 이사장은 그러면서 “학교 하나 하면서 재판이나 하고 모양새가 좋지 않지만, 학교 지키려면 어쩔 수 없다”며 “담담하다”고 했다. 평가 결과가 공개되기 전이지만, 지정 취소를 사실상 염두에 둔 듯 했다.

상산고는 기준 점수인 80점에서 0.39점이 모자란 79.61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이 점수가 확정 발표되더라도 최종적으로 지정 취소되기까지는 교육청 청문회, 교육부 장관의 동의 등의 절차가 남아 있다. 홍 이사장은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큰 희망을 갖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학의 정석’ 저자로 유명한 홍 이사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자사고가 우수 학생을 선점해 ‘고교 서열화’를 조장한다는 지적에 적극 반박했다. 그는 “서울은 1단계에서 내신성적 없이 추첨을 하고, 2단계 면접에서도 교과 질문은 하지 못하게 돼 있다”며 “상산고(전국단위 자사고)의 경우 내신성적은 볼 수 있지만 중학생은 절대평가라 변별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학생들 본인이 학교를 알아보고 지원했기 때문에 ‘눈초리’부터 다른 것”이라며 “학생들이 학교를 선택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산고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19일 학생들이 ‘전북의 자부심, 상산고를 지켜 주세요!’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린 학교 정문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 뉴스1

홍 이사장은 자사고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로 ‘자율성 보장’을 꼽았다. 그는 “자사고는 과목별 시수까지 규정되는 일반학교와 달리 초중등교육법에 학교와 교육과정의 운영을 자율적으로 하도록 명시돼 있다”며 “사립학교가 설립자의 건학 이념에 따라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위탁교육과 다를 게 없다”고 했다. 상산고가 학교 재량으로 ‘철학’과 ‘독서’를 정규 과목으로 편성한 점을 그 예로 들었다.

홍 이사장은 “자율적으로 운영하라고 하니까 그게 신나서 돈 내고 하는 거지, 자율성이 없다면 누가 사립학교를 운영하겠냐”고 반문했다. “선진 외국처럼 모든 사립학교가 사학의 본질인 자율권을 보장하도록 해야 한다”고도 했다. 자사고는 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지 않고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과 법인전입금으로만 운영한다.

그는 또 “자사고가 한국 교육의 폐해라면 차라리 법을 개정해 자사고 제도 자체를 없애라”고 말했다. 전북 지역의 경우 평가 대상 고교가 속해 있는 시도교육청 중 자사고 재지정 커트라인이 80점으로 가장 높다. 교육부 권고안보다도 10점 높다. 학부모, 재학생 등이 전북교육청이 이미 ‘지정 취소’라는 결론을 내고 시행하는 평가 아니냐고 지적하는 이유다. 홍 이사장은 “자사고 제도가 엄연히 법에 존재하는데, 없애겠다는 목표를 정해놓고 평가를 하는 건 정부를 철석 같이 믿고 투자해 온 학교를 골탕 먹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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