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ㆍ남주혁ㆍ이성경 등
소속 연예인들 모델 기용
우리은행ㆍ아모레퍼시픽 등 긴장
클럽 버닝썬 사건에 이어 일부 소속 가수들의 마약 투약 의혹으로 여론의 거센 질타를 받고 있는 YG엔터테인먼트 사태와 관련해 기업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YG에 대한 불매운동이 YG 소속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내세운 기업들에게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YG 소속 연예인과 광고 모델 계약을 맺은 기업들은 ‘YG불매’ 움직임을 주시하며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인터넷에는 YG 소속 연예인들의 명단과 음원사이트에서 YG 소속 가수들의 노래를 제외한 채 곡을 재생하는 방법 등이 공유될 정도다. 불매 운동은 YG의 콘텐츠 소비가 그들의 범죄행위에 대한 간접적 동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네티즌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YG 소속 연예인들의 활동 정지를 요청한다’는 청원까지 올라왔다.
때문에 업계 최고 수준의 모델료를 주고 YG 연예인과 계약한 기업들은 불매운동이 확산될 경우 기업 이미지는 물론이고 제품의 매출에까지 영향이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여론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표적인 게 YG 소속 여자 아이돌그룹 ‘블랙핑크’와 모델 계약을 한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 호텔과 우리은행, 아모레퍼시픽 등이다. A급 스타 대우를 받으며 패션 뿐만 아니라 호텔 금융업계의 광고를 휩쓸고 있는 블랙핑크는 단지 YG 소속이라는 이유로 주목 받고 있다.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 호텔은 블랙핑크와 함께 YG 소속 배우 남주혁을 내세운 TV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국내 호텔업계 최초로 테마파크를 조성한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 호텔은 국내외 인지도가 높은 블랙핑크와 배우 남주혁을 통해 대대적인 홍보를 벌이고 있다. 특히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에피소드로 구성된 TV 광고는 컴퓨터그래픽(CG)을 활용한 스펙터클한 영상이 압권이라는 평가다. 광고 제작비와 모델료 등으로 수십억 원의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는데 YG 불매 운동 때문에 오히려 홍보에 악영향이 생기지 않을까 파라다이스 시티 측은 우려하고 있다.
파라다이스 시티 측은 “블랙핑크가 현재 문제가 된 YG 사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아직까지 불매운동으로 인한 피해 사례는 없다”면서도 “계속 여론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아모레퍼시픽도 비슷한 상황이다. 올해부터 자사 브랜드 ‘헤라’의 모델로 블랙핑크의 제니를, ‘라네즈’ 립스틱 홍보를 위해 YG 소속 배우 이성경을 내세웠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불매운동의 영향은 전혀 없지만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 YG의 자회사인 YG PLUS의 화장품 브랜드 ‘문샷’은 현재 H&B숍 ‘랄라블라’의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해 있다. 신세계도 H&B숍 ‘부츠’와 더불어 신세계면세점의 온라인 및 오프라인 매장에 ‘문샷’을 들였다. 이들 기업은 자칫 YG불매운동의 화살을 맞을까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랄라블라 측은 “온라인상에 퍼진 YG불매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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