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여제’ 박인비(31ㆍKB금융그룹)가 ‘약속의 땅’ 미국 미네소타에서 다시 한 번 20승 도전에 나선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의 헤이즐틴 내셔널 골프클럽(파72ㆍ6,807야드)에서 그 성대한 막을 올린다. 올해 ANA 인스퍼레이션(고진영)과 US여자오픈(이정은)에 이어 태극낭자들의 메이저 대회 3연패 달성 여부도 큰 관심거리지만, 팬들의 시선은 박인비를 향해 있다.
LPGA 통산 19승에 빛나는 박인비는 아홉수에 걸려 번번히 20승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3월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 이후 우승 행진이 멈췄다. 그런 그에게 이번 대회는 절호의 기회다. 박인비는 스무 살이던 2008년 미네소타주 에디나 인터라켄 골프장에서 열린 US여자오픈에서 프로 데뷔 첫 승을 거둔 좋은 기억이 있다. 박인비는 당시 박세리(20세 9개월)가 가지고 있던 최연소 대회 우승 기록(19세 11개월)을 깨며 혜성 같이 LPGA 투어에 등장했다. 여제의 탄생을 알렸던 곳과 같은 장소에서 대망의 20승 고지에 오른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박인비도 18일 미네소타 지역지 스타 트리뷴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네소타에 좋은 기억이 많다”며 “당시 내 인생에서 가장 좋은 퍼트를 했었다. 다시 같은 곳에서 좋은 일이 일어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샷감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며 “11년 전보다 훨씬 더 견고해졌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인비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과도 인연이 깊다. 2013~15년 이 대회 3연패를 달성해 낸시 로페스(62)와 애니카 소렌스탐(49) 박세리(42) 등과 최다승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올해 정상에 오르면 1958년과 1960~61년, 1963년 우승자 ‘전설’ 미키 라이트(84)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박인비는 "3년 연속 우승을 했기에 이 대회는 제게 굉장히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굉장히 좋은 코스에서 경기를 하는 만큼 성적까지 따라준다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의욕을 드러냈다. 박인비는 렉시 톰슨(24ㆍ미국), 아리야 쭈타누깐(24ㆍ태국)과 같은 조로 대회 1라운드에 나선다.
LPGA 올해의 선수 포인트와 상금, 평균타수 등 모든 지표에서 1, 2위를 다투는 고진영(24ㆍ하이트진로)과 이정은(23ㆍ대방건설)은 이번 대회에서 시즌 메이저 2승을 노린다. ‘디펜딩 챔피언’ 박성현(26ㆍ솔레어)과 유소연(29ㆍ메디힐), 전인지(25ㆍKB금융그룹) 등도 출사표를 던졌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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