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의 밤’ 이나라 PD가 설리의 캐스팅 비하인드를 밝혔다.
오는 21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JTBC2 ‘악플의 밤’은 스타들이 악플과 대면하고 자신들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포맷의 예능이다. 최근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SNS나 각종 커뮤니티 문화가 발달하며 익명성에 기댄 악플 문제가 고질적으로 반복돼 오고 있는 상황에서 ‘악플의 밤’의 론칭 소식은 화제를 모았다.
‘악플의 밤’이 방송 전부터 뜨거운 관심의 중심에 선 이유는 또 있었다. 바로 MC 라인업에 합류한 설리 때문이었다. 아역 배우 출신의 설리는 이후 걸그룹 에프엑스로 데뷔, 지난 2015년 팀을 탈퇴한 이후 배우로 전향해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홀로서기 이후 공개 열애 등 자유분방한 행보로 연일 화제를 몰고 다녔던 설리는 SNS에 자신의 자유분방한 성격이 묻어나는 다수의 게시물들을 공개하며 자타공인 연예계 ‘이슈 메이커’에 등극했다. 파격적인 설리의 행보는 팬들의 지지만큼이나 많은 악플을 양산하며 매번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을 낳고 있다.
이 가운데 전해진 설리의 ‘악플의 밤’ 고정 출연 소식은 화제를 모을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올해 초 종영한 웹예능 ‘진리상점’을 제외하면 설리의 고정 예능 출연은 약 9년여 만이다. 오랜만의 예능 복귀작에서 자신을 향한 ‘악플’을 마주하게 된 설리의 캐스팅 비하인드가 궁금해졌다.
‘악플의 밤’의 연출을 맡은 이나라 PD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설리의 캐스팅 계기에 대해 “제작진 역시 약간 도전하는 느낌으로 출연 제안을 드렸었다”고 운을 띄웠다.
“저희 프로그램 자체가 ‘악플’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있다 보니 해당 키워드에 대해 잘 이야기 해 줄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했어요. ‘악플’과 관련한 이슈를 가지고 있는 친구들을 다양하게 떠올려 봤을 때 생각났던 사람 중 한 명이 설리 씨였죠. 설리 씨에게 조심스럽게 출연 제안을 했는데, 의외로 저희의 기획 의도를 재미있게 받아들이시더라고요. 걱정을 하기도 했지만, 소탈하게 ‘재미있을 것 같다. 잘 할 수 있을 진 모르겠지만 열심히 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죠. 저희 역시 수려한 진행은 (신)동엽 오빠나 (김)숙 언니가 있으니까 솔직한 관점으로 이야기 해주면 된다고 부탁했어요. 의외로 시원하게 도전해보겠다고 해주셔서 함께하게 됐어요. 지금 2회분 녹화를 마친 상황인데 너무 적극적으로 녹화에 참여해주고 있어서 제작진이 설리 씨에게 굉장히 고마워하고 있어요.”
설리 외에도 신동엽, 김숙, 김종민은 ‘악플의 밤’ MC로 함께 출연하며 자신들을 향한 악플 부터 게스트들을 향한 악플과 이들의 속마음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한 생각을 나눌 예정이다. 예능에서 내로라하는 ‘예능 베테랑’들의 조합에 이 PD 역시 신뢰와 만족감을 전했다.
“‘악플의 밤’이 악플을 소재로 한다고 해서 MC 섭외 기준을 ‘악플에 시달릴 것 같은 사람’으로 두진 않았어요. 사실 악플이라는 이슈가 민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보니 용어 선택부터 스타들과의 이야기까지 매끄럽게 잘 이끌어 낼 수 있는 분들이 필요했죠. 그런 면에서 신동엽 씨는 어떤 MC보다 최적화 돼 있다고 생각했어요. 동엽 씨가 꼭 필요했고, 다행히 섭외에 응해주셔서 함께 할 수 있었죠. 김숙 씨는 평소 ‘숙 크러쉬’라는 이미지가 있으니, 출연자들이 가지고 있는 악플에 대한 고민에 대해 때로는 시원하게 한 마디 해줄 수 있고, 때로는 시원하게 함께 고민해 줄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해서 함께하게 됐어요. 종민 씨는 스타들이 ‘악플’이라는 키워드 앞에서 긴장할 때 이를 가장 잘 감싸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서 섭외한 MC에요. 게스트들이 ‘나와 가까운 MC’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분이라고 판단했거든요. 실제 촬영에서도 기대 이상의 역할을 잘 해주고 계셔서 만족스러워요. 기대해 주셔도 좋을 듯해요.”
앞서 지난 11일 ‘악플의 밤’은 첫 티저 영상을 공개하며 화두에 오른 바, 당시 공개됐던 티저 영상에서는 세트장 가운데로 설리가 등장해 자신을 향한 악플을 읽는 모습이 일부 담겼다. 특히 설리가 읽은 악플 중에는 “기승전노브라, 그냥 설XX”라는 수위 높은 악플이 담기기도 해 이 같은 직설적인 악플과 자신을 둘러싼 각종 논란과 궁금증에 설리가 어떤 이야기를 꺼낼지에 이목이 집중됐다.
더불어 일각에서는 첫 방송에 앞서 공개된 수위 높은 악풀이 담긴 티저 영상이 ‘자극적인 요소로 흥미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수위 높은 티저 영상과는 달리 실제 방송에서는 실제 네티즌들이 궁금해 하는 논란에 대한 입장은 교묘하게 편집될 것이라는 추측 때문이었다.
이 같은 다양한 의견에 대해 이 PD는 “첫 방송을 기대하셔도 된다”며 “여러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설리에 대한 이야기를 다 아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다행히 설리가 자신을 향한 논란과 악플들에 대해 이야기 해줬고, 다른 MC들 역시 악플에 대해 시원하게 속마음을 이야기 해주셔서 시청자 분들이 궁금한 이야기들은 모두 MC들의 입을 통해 들으실 수 있을 예정이에요.”
이어 이 PD는 ‘악플의 밤’ 첫 방송이 게스트 대신 설리, 신동엽, 김숙, 김종민 등 4명의 MC들의 악플과 이에 대한 MC들의 속마음을 주제로 꾸며지게 된 이유를 덧붙여 전했다.
“‘악플의 밤’ 기획 당시 최근 악플이 많지만 스타들이 이에 대해 솔직한 마음을 말할 수 있는 장소는 많지 않다는 것에 주목했어요. 단편적으로 SNS 등을 통해 해명했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는 등 의도와는 다른 결과를 맞이할 우려가 있다 보니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악플’을 키워드로 스타들이 이에 대한 속마음을 솔직히 말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하는 게 저희의 기획 의도였어요. 상황 상 의도치 않게 만들어지는 답답한 경우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조금 시원하게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죠. 민감한 문제들이 오히려 더 다루기가 힘드니 아예 시원한 장소를 만들고자 했어요. 첫 회에 게스트 대신 MC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유는 보시는 분들이 ‘MC들은 자기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하고 정작 민감한 이야기는 다 피해간다’고 생각하실까봐 했던 결정이었죠. 다행히 MC들도 제작진의 취지를 잘 파악하고 ‘우리부터 해야지’라고 선뜻 나서 주시고, 가감없이 속내를 이야기 해주셔서 녹화가 시원하게 잘 된 것 같아요.”
악플에 대한 정면 돌파만큼 오랜만의 예능 복귀에 패널이 아닌 MC로의 도전을 알린 설리에 대한 기대도 높은 상황이다. 이 PD에게 “2회분 녹화를 마친 설리의 진행 실력은 어떻냐”는 질문을 건넸다.
“MC 특집 이후 게스트 초대를 해서 녹화를 진행했는데, 설리 씨가 출연자들에게 공감도 많이 해주고 의외로 진행도 잘 하더라고요. 본인도 욕심이 있고, 빼지 않고 열심히 하려고 해서 향후 녹화를 해 나가면서 더욱 제 능력을 잘 발휘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 중이에요.”
한편 JTBC2 ‘악플의 밤’은 오는 21일 오후 8시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방송된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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