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이 경기 안산시 고잔동 안산정수장에 설치, 운영 중인 태양광 발전소(노란색 부분) 모습.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제공

“은행 보다 높은 이자에 친환경에너지 확대에 동참하고 있다는 뿌듯함까지, 일석이조입니다.”

경기 안산시에 사는 양애자(62)씨는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이하 안산햇빛조합)의 조합원이다. 안산에서 태양광발전소 18기를 운영하는 안산햇빛조합은 지난해 양씨에게 150만원을 지급했다. 조합 출자금 2,000만원에 해당하는 배당금(배당률 5%ㆍ세후 85만원)과 2차 시민펀드 투자금 1,100만원에 대한 2년간의 이자 65만원(이자율 4%)을 합한 금액이다.

시민펀드는 태양광 발전소를 지을 때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금액이다. 약정기간(2년 또는 5년) 동안 일정 금액(10만~2,000만원)을 맡기면 약정이 끝난 뒤 원금과 이자를 함께 지급한다. 893명의 조합원을 둔 안산햇빛조합은 이미 세 차례 시민펀드를 모집(누적 모금액 16억원)했다. 양씨는 “웬만한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것보다 수익률이 좋고, 공동체를 위한 가치 있는 일에 돈이 쓰이는 것 같아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방문한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안산정수장에는 조합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지은 태양광 발전소가 한창 가동 중이었다. 물결 모양의 태양광 패널이 인상적인 이 발전소의 설비용량은 207.4㎾다. 태양광 패널은 태양광을 전기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하용녀 안산햇빛조합 사무국장은 “태양광 패널의 수명인 20여년 동안 매년 연간 227㎿h의 전력을 팔아 생기는 수익 4,900만원을 해마다 조합원들이 나눠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2012년 출범한 안산햇빛조합은 2017년 5호 태양광 발전소를 지을 때부터 시민펀드를 적극 활용했다.

국내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신규 태양광발전소 용량. 그래픽=송정근 기자

안산햇빛조합의 시민참여 모델이 연착륙하면서 다른 지역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공병구 오산시민햇빛발전 사회적협동조합 상임이사는 “지난해부터 두 차례 시민펀드를 모금(총액 2억8,000만원)해 경기 오산시 소유 건물 옥상 등 유휴부지에 100㎾, 200㎾ 태양광 발전소를 지었다”고 말했다. 시민펀드 모금액은 총 공사비의 30%로 쓰였고, 나머지는 경기도와 오산시가 지원했다. 조합원은 1인당 100만~2,000만원까지 시민펀드에 출자할 수 있으며, 조합은 약정 기간 만료 후 이자(2년 거치 4.2%ㆍ5년 거치 4.5%)와 함께 원금을 지급한다.

이처럼 협동조합이 태양광 발전소 운영에 참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19일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2013년엔 협동조합 6곳이 219㎾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했다. 이후 규모가 크게 늘어 지난해에는 협동조합 68곳이 8,713㎾의 신규 태양광 발전소를 지었다. 현재 전국에서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하는 협동조합은 91곳(5월 기준)이다. 이들은 보통 체육관, 도서관, 정수장 등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소유 건물 옥상과 같은 유휴부지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다. 때문에 산림파괴 논란에서 자유롭고, 토지형질 변경을 기대한 투기 우려도 없다.

협동조합을 포함한 태양광 발전소의 급속한 확대 뒤에는 안정적 수익을 보장해주기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는 한국전력에 생산한 전기를 판매하고,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매매해 수익을 창출한다. REC는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의 양에 따라 에너지관리공단이 발급해 주는 인증서다. 재생에너지로 일정 비율의 전기를 생산해야 하는 500㎿급 이상 대형 발전사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REC를 구입해 부족한 만큼 채워야 한다. 다만 하 사무국장은 “최근 REC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우식 한국태양광산업협회 부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 발전단가가 다른 발전원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측되는 2025년 이후엔 정부의 정책 지원 없이도 태양광 발전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화 한국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도 최근 동향 보고서에서 “태양광 발전단가가 석탄 발전보다 낮은 지역이 나타나는 등 태양광발전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분기 기준 미국의 태양광 발전 최소단가는 ㎿h당 36달러였다. 석탄(67달러)과 가스(40달러), 원전(94달러) 발전단가를 밑돌았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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