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기준금리의 연내 인하 전망을 한층 높일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18일(현지시간)부터 진행 중인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의 수장도 추가 경기부양책을 펼칠 가능성을 밝혔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연례 중앙은행 포럼에서 “향후 경기가 개선되지 않아 우리의 물가상승 목표치로의 복귀가 위협을 받는다면 추가 경기 부양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구체적 방안으로 금리 인하, 기준금리 선제 안내(포워드 가이던스) 조정이 가능하다고 언급하는 한편, 양적완화(QEㆍ채권 매입을 통한 유동성 공급)에 대해서도 “여력이 있다”고 언급했다. ECB는 이미 이달 초 현행 제로 수준인 기준금리 인상을 2020년 중반 이후로 미루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여기에 추가 처방을 예고한 셈이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 이후 유로화 가치는 달러 대비 0.2% 급락했고 독일과 프랑스의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한때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유로 스톡스600 지수는 1.6% 올랐다.

드라기 총재는 유럽의 위기 요인으로 국제적 무역분쟁,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둘러싼 불확실성, 신흥국 중심의 경기 둔화를 지목하며 유럽 경제의 두 축인 수출과 제조업이 타격을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이 ‘환율 조작’으로 무역 이익을 취하려 한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트위터로 “마리오 드라기가 경기부양책을 제시하자마자 유로화가 급락했다”며 “미국과의 경쟁에서 쉽게 이기려는 부당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드라기 총재는 “우리에겐 우리의 권한과 목표가 있다. 환율은 우리의 목표가 아니다”라며 “우리의 목표는 물가 상승률을 2%로 안정시키는 것이며, 이를 위해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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