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으로 반출됐다가 미국 경매에 나온 조선왕실 백자호와 인장이 고국으로 돌아왔다.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조선왕실 유물로 추정되는 ‘백자 이동궁(履洞宮)명 사각호’와 인장 ‘중화궁인(重華宮印)’을 온라인 게임 회사 라이엇게임즈 후원으로 지난 3월 미국 경매에서 각각 사들여 국내에 들여왔다고 19일 밝혔다.
‘백자 이동궁명 사각호’는 조선 19세기 분원 관요(官窯)에서 제작된 단아한 형태의 사각호다. 바닥면에 청화(靑華)로 쓴 ‘履洞宮(이동궁)’이라는 명문이 있는 점이 특징이다. 궁(宮)은 왕실 가족이 사용하는 장소에 붙이던 명칭인데, 왕자와 공주, 옹주가 혼인 후 거처하던 집도 궁으로 불렀다. 이러한 점에서 해당 백자호는 혼인 후 이동(서울 중구 초동)에 거주했던 걸로 알려진 숙선옹주(정조의 서차녀)의 궁가에서 사용된 유물로 추정된다.

‘중화궁인’의 도장 손잡이는 상서로운 짐승의 모습이다. 도장을 새긴 면에는 고대 한자서체와 정자로 쓰는 서체가 혼용돼 쓰여 독특한 형태를 이룬다. ‘중화궁’은 현재 남아있지 않고 위치도 불분명하지만, ‘승정원일기’와 ‘일성록’, ‘비변사등록’ 등에도 언급돼 있는 점을 고려하면 연구 가치가 높다.
두 유물은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된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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