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실화탐사대’ 19일 방송에서는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사건의 전말을 추적한다.
지난달 27일, 순천의 한 아파트에서 여성이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가족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던 구급 대원들은 그녀의 머리 뒤에서 ‘의문의 나뭇잎’ 하나를 발견했다. 그녀는 성폭행을 피해 탈출하는 과정에서 6층 높이의 아파트 베란다 아래로 추락했던 것.
아파트 밖으로 추락 한 그녀가 본인의 집 침대 위에서 발견된 이유는 무엇일까? 경찰 조사 결과, 성폭행 시도를 했던 피의자 정씨(36세)가 추락한 피해자를 집으로 다시 끌고 올라갔다는 것. 그는 피해자를 끌고 올라갈 때 옷과 슬리퍼까지 바꿔 입고 얼굴을 가리는 치밀함을 보였다. 추락 당시 그녀는 살아있었을까?
더욱 충격적인 것은 추락한 여성을 다시 끌고 올라가 목을 졸라 살인 한 이 잔혹한 범죄의 범인이 바로 피해자 약혼자의 직장 후배였다는 것. 직장 동료에 따르면, 피해자 약혼자와 피의자 정씨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아 친하게 잘 지내왔다고 한다. 그러다 우연히 딱 한번 가 본 선배 약혼녀의 집을 사건 당일 새벽에 찾아갔다는 것. 그는 아파트 호수를 정확히 몰라 아파트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기까지 했다.
살인사건이 터진 이후, 범인의 숨겨졌던 과거가 밝혀졌다. 그는 세 건의 성폭력 범죄로 전자발찌를 차고 있던 성 범죄자였던 것.
‘실화탐사대’는 2013년 범행 당시 검찰이 이례적으로 그에게 화학적 거세인 약물치료명령을 청구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당시 재판부는 검찰의 치료명령청구를 기각했다. 2013년 성폭행 당시의 판결문에는 “피치료명령청구자가 방어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성도착 여부를 본 검사에서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문구가 있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정씨처럼 ‘가학적’인 성범죄자에게는 화학적 거세를 할 수가 없고, ‘성도착증’이 있어야만 화학적 거세를 할 수 있는데, 정씨가 시종일관 ‘방어적인 태도’를 보여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것.
이에 ‘실화탐사대’. 19일 오후 방송에서 선배 약혼녀를 잔혹하게 살해한 범인의 범죄행각을 추적하고, 법률로 정한 성범죄자들의 약물치료의 제도적 허점을 짚어 본다.
진주희 기자 mint_peac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