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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통위 내 ‘비둘기’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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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통위 내 ‘비둘기’ 더 늘었다

입력
2019.06.19 04:4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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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내에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가 속속 늘고 있다. 지난달 말 정례회의에서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공식 표명한 조동철 위원 외에도, 위원 1명이 다음 회의에서 인하 의견을 내겠다고 예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위원 1명도 2분기 경기 상황에 따라 인하 주장에 가담할 여지를 열어놓았다.

한은이 18일 공개한 ‘2019년도 제10차(5월31일)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익명의 한 위원은 “최근 경기와 물가를 고려할 때 금리 인하가 적절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통화정책 기조는 예고 후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다음(7월) 금통위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을 제안한다”며 소수의견 표명은 보류했다.

그는 우리 경제가 1분기 마이너스 성장(-0.3%) 이후 지표가 뚜렷이 개선되지 않는 점, 미중 무역분쟁 심화로 대외 여건이 악화된 점을 들어 올해 성장률이 한은 전망치인 2.5%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판단했다. 또 당일 금통위 의결문에 포함된 ‘국내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는 않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문구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도 밝혔다. 당시 회의에서 “한은의 성장률과 물가상승률(1.1%) 전망에 작지 않은 하방위험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조 위원과 궤를 같이 하는 진단이다.

이런 발언을 한 위원은 신인석 위원으로 추정된다. 평소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신 위원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금리 인상 때는 조 위원과 함께 ‘금리동결’ 소수의견을 낸 바 있다.

또 다른 위원도 비관론이 완연한 경기 진단을 내놨다. 그는 “반도체 부문 회복, 미중 갈등 해소로 하반기부터 수출과 설비투자가 회복될 거란 전망도 약화하고 있다”며 “하반기 성장에 대한 정교한 전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분기에도 경기 반등을 점칠 만한 상황 변화가 없다면 금리를 내릴 필요가 있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통위 의장으로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입장을 견지하던 이주열 한은 총재까지 최근 “(향후 통화정책은)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하겠다”며 입장을 전환한 상황이라, 금통위 내 금리 인하 주장은 더욱 힘을 얻을 전망이다. 이 총재 재임기인 2014년 이래 금통위는 소수의견이 나온 후 빠르면 다음달, 늦어도 4개월 뒤 소수의견이 주장한 방향으로 금리를 조정해왔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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