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HBO 5부작 드라마 체르노빌, 극찬 쏟아져

방사능 유출사고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체르노빌에 관광객이 다시 몰리고 있다. 최근 종영한 미국 드라마 ‘체르노빌(Chernobyl)’의 인기 덕분에 관광객을 끌어모았다는 분석이다.
미국 HBO사에서 제작한 5부작 드라마 체르노빌은 1986년 4월 26일, 인류 최악의 인재로 기록된 구 소련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사태를 재구성한 미니시리즈다. 지난달 6일 첫 방송된 드라마 체르노빌은 방영 직후부터 완성도 높은 수작이라는 평을 들으며 화제가 됐다. 지난 3일 종영 이후 18일 현재까지 미국 영화ㆍTV쇼 전문 사이트 IMDb ‘TV쇼 부문’ 랭킹 1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체르노빌을 찾는 관광객도 지난해보다 늘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체르노빌 피해 지역을 둘러보는 관광상품 예약이 5월의 경우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0% 정도 늘었다. 6~8월 예약 상품도 지난해 대비 늘어났다.
이 같은 관광객 증가 현상을 두고 가슴 아픈 역사적 장소인 체르노빌을 기리는 이들이 늘어난 건 의미가 있다는 평이다. 하지만 일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자들이 올린 사진은 씁쓸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체르노빌을 방문한 SNS 이용자들 가운데 일부는 방호복 안에 입은 속옷을 보여주는 사진을 찍는 등 다소 과한 인증샷으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 12일 체르노빌 작가 크레이그 마진도 SNS에서 확산된 과한 인증샷에 우려를 표하며 “그곳을 방문할 때는 끔찍한 비극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기억해 달라”고 당부했다. 마진은 “체르노빌 드라마가 이 지역 관광 인기를 높여준 건 멋진 일”이라면서도 “그곳에서 고통 받고 희생된 이들에 대한 존경을 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02년부터 제한적 방문 형식으로 진행된 체르노빌 관광은 사고 25주기였던 2011년 본격적으로 허용됐다.
86년 4월 26일 새벽 당시 소련, 현 우크라이나에 위치한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4호기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열흘간 방사성 물질이 흘러나왔지만 사고가 뒤늦게 공표됐고 시민들 피해는 커졌다. 집계 주체에 따라 피해자 수가 달라지는데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직접 사망자 54명, 방사능 유출로 인한 암 사망자가 4,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2010년 미국 뉴욕의 사이언스 아카데미는 체르노빌 참사로 86년부터 2004년까지 100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사망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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