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공단 이사장 ‘입김’ 의혹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이 18일 문재인 대통령의 사위 서모(39)씨가 이스타항공과 합작이 추진되던 태국 현지 항공사에 특혜 취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스타항공은 2017년 문재인 대선 캠프 직능본부수석부본부장을 지낸 이상직 전 민주당 의원이 설립한 저비용항공사(LCC)인데,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이 전 의원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된 대가로 서씨 취업이 이뤄졌을 것이란 주장이다.
곽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3~6일 태국 방콕 소재 항공사 ‘타이 이스타제트’를 찾아가 회사 관계자로부터 서씨의 취업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곽 의원에 따르면, 타이 이스타제트의 대표이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박모씨는 “서씨가 지난해 7월 입사해 3주간 근무했다”며 “공개채용이 아니라 회사 측 이메일로 서씨가 지원했고, 서씨가 현지에 거주 중이라고 해 채용했다”고 말했다. 곽 의원이 받은 다른 제보에 따르면 서씨가 올해 3월에야 퇴사했다고 한다.
곽 의원은 “이 회사는 이상직 이사장이 설립한 이스타항공과 합작 추진을 하던 곳으로 이스타항공이 지난해 합작 추진 관련 보도자료까지 냈다”며 “타이 이스타제트 대표이사라는 박씨 본인도 ‘합작 건으로 이상직 이사장을 몇 번 만났고 사업계획서도 만들어서 직접 브리핑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곽 의원은 “문재인 캠프 출신 인사인 이상직씨가 타이 이스타제트에 서씨를 취업시키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이씨가 임명된 것과 서씨 취업에 대가성의 연결고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스타항공 측은 “이상직 이사장이 지분도 없는 별개 회사의 인사 문제에 관여할 수도 없고,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도 없다”며 “합작 검토가 있었다지만 경영진 판단에 따라 현재 별다른 진행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곽 의원은 또 문 대통령 딸 다혜씨가 해외이주를 추진하면서 지난해 7월 아들 서군이 다니던 초등학교에 태국의 한 국제학교 입학계획을 신고했지만 해당 국제학교 관계자는 “그 학생은 등록된 적이 없고, 다니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혜씨가 허위 신고하고 다른 국제학교에 아들을 입학시켰을 것이라는 게 곽 의원의 의심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대통령 사위 취업 과정에 어떤 특혜나 불법도 없었다”고 밝혔다. 다혜씨 아들의 국제학교 관련 의혹에도 “정당한 절차를 거쳐 학교를 다니고 있다”고 반박했다. 다혜씨 부부간 이례적인 빌라 증여와 매매 및 해외이주 의혹 등에도 “어떤 불법이나 탈법이 없었다고 재차 강조한다”고 했다. 다만 청와대는 문제제기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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