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가 한 목소리로 내년 최저임금은 최소한 동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등 15개 중소기업 단체는 18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관에서 ‘2020년 적용 최저임금에 대한 중소기업계 입장’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최저임금 최소 동결, 업종별ㆍ규모별 최저임금의 차등화, 최저임금 결정기준의 보완 등의 요구 사항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중소기업계가 지난 2년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내년 최저임금은 기업의 지불능력과 노동생산성을 고려해 최소한 동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기업 지불능력과 경제상황을 포함시키고, 영세ㆍ소상공인 업종과 규모를 반영한 구분 적용이 현실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계는 “소득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4위이고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1위인데도 노동생산성은 OECD 29위로 평균에도 못 미친다”며 “영세 중소기업의 80.9%가 최저임금 인하 또는 동결을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기중앙회는 영세 중소기업 357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저임금 영향도 조사 결과도 함께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기업을 경영하는데 어려움이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라는 응답이 평균 60.3점으로 2년 전 평균 43점에 비해 40.2% 증가했다. 또 응답 기업들은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영업이익은 평균 19.4%, 매출은 14%, 고용은 10.2% 감소했다고 답했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 시 대책으로는 신규채용을 축소하겠다는 답이 28.9%로 가장 많았고 기존인력 감원이 23.2%, 사업종료를 검토하겠다는 답이 7.8%였다.
이날 회견에서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중기업계 일부에서는 내년 최저임금인상에 대해 삭감의견도 있다”며 “그러나 중소기업도 화합 차원에서 좋은 합의를 보는 게 뜻이기 때문에 고심 끝에 (동결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역시 “이런 입장 표명이 월급 받는 사람과 주는 사람과의 싸움으로 보여질까 우려 된다”면서도 “이미 감내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올랐기 때문에 고용을 유지하면서 기업이 연속성을 가질 수 있느냐의 문제이며 중소ㆍ소상공 업계 입장에선 생존이 걸린 문제로 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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