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이동통신 3사가 오는 8월 출시 예정인 ‘갤럭시노트10’을 국내에선 5세대(5G) 이동통신 모델만 판매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통신사와 제조사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과거 4G 도입 때 사례처럼 향후 스마트폰 신제품이 5G 전용 모델로만 판매될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18일 “여러 변수가 아직 남아 있지만 갤럭시 노트10을 국내에서는 5G 모델만 판매하기로 제조사와 의견 일치를 이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통신사 관계자도 “향후 변경 될 수도 있겠지만 국내에서 갤럭시 노트10 5G 모델만 개통하기로 제조사와 합의했다"고 말했다.
통신사들이 갤럭시 노트10을 국내에서 5G 모델만 판매 하려고 하는 것은 5G 가입자 수를 최대한 빨리 늘리기 위해서다. 5G망 설치 등에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 부은 통신사는 5G 가입자 수를 많이 확보해야 경영 상황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통신사들이 단기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최근 5G 스마트폰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제조사인 삼성전자도 국내에서 5G 전용 모델만 판매하는 게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다. 통신사들이 5G폰에 우선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 판매에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이는 전세계에서 가장 앞선 한국 5G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로 이어진다.
문제는 현재 5G 네트워크 품질과 커버리지가 완전하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의 4G와 차별화된 5G 품질을 갖추는데 1~2년이 더 필요한 상황에서, 4G(LTE)폰 판매를 아예 하지 않는 것은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LTE폰을 사용하는 직장인 김모 씨는 “실내나 지방 등지에서는 5G 서비스가 제대로 안 되고 있는데, 5G폰만 판매한다는 것은 소비자를 고려하지 않은 공급자들의 횡포”라고 말했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5G 가입자가 빨리 늘어야 안정적인 5G 서비스가 가능한 만큼, 초기 5G폰 판매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4G가 도입되던 2013년에도 삼성전자 노트3는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LTE 모델만 판매했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4G와 5G가 공존하는 기간이 짧을 수록 안정적이고 품질 높은 5G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며 “향후 출시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은 대부분 5G 전용모델로만 판매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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