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ㆍ비료 등 인도적 지원 가능성… “빈손 방북 가능성 적어”
지난 1월 4차 방중한 김 위원장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시 주석과 악수하는 모습. 연합뉴스

무역전쟁 등 미중 갈등 이슈를 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마주해야 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입장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가시적인 선물을 전해줘야 하는 상황이다. 북한을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내는데 성공한다면 시 주석은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이슈를 논의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 입장에서 북한에 전해줄 선물은 마땅치 않다. 중국이 비핵화 해법으로 제시한 동시적ㆍ단계적 조치는 미국이 이미 깔아뭉갠 터라 자칫 시 주석의 체면만 구길 수 있다. 더구나 2013년 시 주석 취임 이후 첫 방북이라는 상징성이 크다. 중국인들조차 “북한에 왜 그렇게 끌려가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이 만연한 상황에서 위험 부담이 적지 않다. 그렇다고 빈손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독대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통상 중국 수반이 우방국을 방문할 땐 선물 보따리를 제공해왔던 점에 비춰 유엔의 대북 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측이 만족할 수 있도록 경제적인 측면의 선물이 전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이 유엔 제재 틀을 깨긴 어렵겠지만, 인도적 차원을 비롯해 국가 대 국가, 혹은 공산당 대 공산당 외교의 수준에서 선물이 나올 공산이 크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지난해 중국이 북측에 식량을 지원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형식을 갖춰서 식량이나 비료지원 같은 카드를 들고 가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상황이 이렇다면 대북 제재 해제를 요구하면서 버티고 있는 북한에게 좀 더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 특히 하노이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났지만 북미 양측의 비핵화에 대한 입장 차이를 명확히 확인한 만큼, 북한에 대한 직접 지지보다는 북한에 상징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지융 푸단대 한반도연구센터 주임도 “경제 제재 때문에 북한 경제와 인민의 생활이 심각히 나빠졌다”라며 “북한은 가장 신뢰할 이웃의 지원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고 전했다.

홍콩=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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