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으로 오는 20~21일 평양을 방문한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는 17일 저녁 시 주석의 방북을 발표했고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한 북한 관영매체들도 동시에 소식을 전했다. 시 주석의 방북이 성사되면 중국의 최고지도자로서는 2005년 후진타오 당시 주석 이후 14년만이다. 시 주석의 방북은 북미대화가 교착 상태에 빠진 데다 미중 갈등이 첨예해지는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북중 정상의 만남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대화ㆍ협상의 물꼬를 다시 트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시 주석의 이번 방북은 일차적으로 북중 수교 7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와 함께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김 위원장이 4차례나 중국을 방문한 데 대한 답례의 성격이 커 보인다. 이에 따라 북중 정상 간 만남에서는 양국관계의 발전 방안에 대한 청사진이 제시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건 시 주석의 방북 시점이다. 무역분야에서 시작한 미중 갈등이 군사ㆍ안보분야로까지 확대된 상황이다. 이달 말에 있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 간 담판도 예정돼 있다. 동시에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 ‘친서외교’가 재개되고 문재인 대통령이 ‘스톡홀름 선언’을 내놓으면서 ‘하노이 노딜’ 이후 꽉 막혔던 비핵화 협상 교착 국면에 숨통이 트일 조짐이 보인다.

역사적인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공히 북중 정상 간 만남이 있었다. 이번 시 주석의 방북이 100일 넘게 단절된 북미 간 직접대화의 마중물이 될 것이란 기대를 갖는 이유다. 시 주석으로서는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역할론을 부각시킬 수 있고 이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청와대도 이날 저녁“시 주석의 방북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협상의 조기 재개와 이를 통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에 기여할 것”이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시 주석의 방북이 G20 정상회의 계기 미중 정상회담을 의식한 대미 압박 의도라면 우려할 수밖에 없다. 미중 갈등 격화로 비핵화ㆍ평화체제 논의의 동력 상실에 대한 걱정이 큰 지금의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김 위원장도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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