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특기생 출신 US오픈 우승, 켑카 3연패 저지
개리 우드랜드가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에서 열린 US오픈 최종라운드 18번홀에서 우승을 확정짓는 버디를 성공하고 기뻐하고 있다. 페블비치=EPA 연합뉴스

개리 우드랜드(35ㆍ미국)가 US오픈을 제패하며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따냈다.

우드랜드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의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파71ㆍ7,064야드)에서 열린 제119회 US오픈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3언더파를 기록한 우드랜드는 대회 3연패에 도전했던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29ㆍ미국)를 2타 차로 제치고 개인 통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4승째를 기록했다.

대회 개막 전 우드랜드를 주목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통산 6승 중 4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거뒀던 켑카가 114년 만의 US오픈 3연패에 도전하는 가운데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ㆍ미국)와 로리 매킬로이(30ㆍ북아일랜드), 저스틴 로즈(39ㆍ잉글랜드) 등이 대항마로 꼽혔다. 하지만 우드랜드는 묵묵하게 2라운드부터 단독 선두로 치고 나선 뒤 최종라운드까지 리더보드 최상단을 내주지 않으며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키 185cm, 몸무게 88kg의 건장한 체격의 우드랜드는 체육 특기생으로만 대학을 두 번 간 특이한 이력을 가진 선수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56)이 우상이었던 그는 고교시절까지 골프와 농구를 병행하다 농구 특기생으로 워시번대에 입학했다. 하지만 골프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결국 1년 만에 중퇴한 뒤 골프 특기생으로 다시 캔사스대에 입학하고야 말았다.

2007년 프로로 전향한 우드랜드는 2부 투어를 거쳐 2009년 PGA에 입성했다. 3년 만인 2011년 트랜지션스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며 뒤늦게 꽃을 피웠다. 2승을 더 거두며 세계랭킹 25위까지 올랐으나 메이저 대회에서만큼은 힘을 쓰지 못했다. 평균 드라이버샷 비거리가 309야드(약 283m)로 투어 11위에 오를 만큼 장타력은 갖췄지만 약점이었던 쇼트게임에 발목을 잡혔다.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우드랜드는 4타 차 뒤에서 출발한 켑카에 무서운 추격을 허용했다. 켑카는 5번홀(파3)까지 버디 4개를 쓸어 담으며 쫓아왔다. 우드랜드도 지지 않고 2, 3번홀 연속 버디로 다시 2타 앞서 나갔다. 아슬아슬한 추격전은 계속됐지만 역전은 허용되지 않았다.

승부는 17번홀(파3)에서 갈렸다. 우드랜드가 그린 초입에 공을 올렸지만 홀은 땅콩 같이 생긴 그린 반대 쪽에 있었다. 쇼트게임 능력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우드랜드는 압박감 속에서도 볼을 홀에 붙이는 웨지 샷으로 파를 만들어내며 승부를 사실상 확정 지었다. 우드랜드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10m 버디 퍼트마저 성공시킨 뒤 환호했다. 약점으로 지목됐던 쇼트게임을 극복한 감격적인 우승이었다. 우드랜드는 아버지 댄과 태어난 지 2주된 아들 잭슨을 뜨겁게 안으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한편 우즈는 마지막 날 2타를 줄여 최종합계 2언더파 공동 21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컷을 통과한 안병훈(28ㆍCJ대한통운)은 3언더파 공동 16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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