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ㆍ하수도 요금 면제ㆍ의료비 지원 약속… “비용 추산 어려워” 
박남춘 인천시장이 17일 오전 인천 남동구 인천시청에서 열린 붉은 수돗물 피해 관련 기자회견 도중 피해 주민들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남춘 인천시장이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가 발생한 지 19일만에 “열악한 상ㆍ하수도 인프라와 안일한 현장 대응이 겹친 사고”라면서 고개를 숙였다. 일주일이면 사태가 해결될 것이라는 안일한 자세로 방관하다 뒤늦게 피해 주민들에 대한 상ㆍ하수도 요금 면제와 의료비 지원을 비롯한 지원계획을 내놨는데, 이에 드는 예산만 수백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이날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적수 현상이 일주일이면 안정화된다는 경험에만 의존해 초기 적극적인 시민 안내와 대응이 미흡했다”고 사과했다. 그는 “초기 적수나 탁수가 육안상 줄어드는 과정에서 수질검사 기준치에만 근거해 안전성엔 문제가 없다고 주민들께 설명을 드려 불신을 자초했다”라며 “현재 수돗물에서 검출되는 이물질은 수도 관로 내에서 떨어져 나온 물질로, 지속적인 방류만으로는 완벽한 제거가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에 총체적인 관로 복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사태 초기 피해 주민들에게 수돗물 방류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는데, 단순 방류만으로는 적수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시는 이날 이물질이 많이 나오는 지역을 중심으로 배관에 직접 구멍을 뚫어 이물질을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19~23일 송수관 방류, 배수지 정화작업, 배수관 방류를 병행할 계획도 밝혔다. 24~30일에는 수질 개선 추이에 따라 주요 배수관과 급수관의 지속적 방류에 나서기로 했다.

시는 피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피해 기간 동안의 상ㆍ하수도요금을 전액 면제해주고 공동주택 저수조 청소비와 진료비, 필터 교체비, 생수 구입비, 수질 검사비 등을 실비로 지원해주기로 했다.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게는 경영 안정을 위한 융자특례보증을 지원한다. 시는 이미 자체 급식 조리를 중단한 서구와 영종도, 강화도의 유치원과 초ㆍ중ㆍ고등학교 135곳에도 생수와 급수차, 대체급식비(1인당 2,000원)을 교육청과 함께 지원하고 있다. 시는 “현재로서는 비용 추산이 어렵다”고 했으나 어린이집 지원 비용까지 다 합하면 적수 피해 지원에만 수백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시는 14일 확보한 행정안전부 재난안전 특별교부세 15억원와 교육부가 지원을 약속한 특별교부금 등으로 재정 부담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나 초기 미흡한 대응으로 막대한 예산을 쓰게 됐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적수 사태는 지난달 30일 지난달 30일 서울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 전기설비 법정검사를 할 때 단수가 없도록 수돗물 공급 체계(수계)를 바꾸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6일까지 서구와 영종지역에서 발생한 적수 관련 민원만 2만2,2737건(서구 2만557건)에 이른다. 유형별로 적수 신고가 1만5,621건으로 가장 많았고 피해 보상 5,122건, 수질검사 1,080건, 기타 914건이 뒤를 이었다.

시는 수계 전환 과정에서 수압 조절을 잘못해 수도관 내부 침전물이 떨어지면서 적수가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정확한 원인은 환경부가 주관하는 정부 원인조사반에서 조사 중으로, 18일 중간 조사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박 시장은 “전문가 그룹 분석에 따르면 금주 내에 가시적인 수질 개선이 이뤄지고 6월 하순에는 기존 수질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피해 지원 가이드라인을 주민들께 세세하게 공지해서 더 이상 혼란이 없도록 하고 사태가 마무리 되는 대로 즉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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