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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은 전용차 운영비로 장학금ㆍ경비원은 적금부어 학교발전기금 쾌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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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은 전용차 운영비로 장학금ㆍ경비원은 적금부어 학교발전기금 쾌척

입력
2019.06.1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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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 출근 한남대 이덕훈 총장ㆍ배재대 정문 경비원 조동주씨 화제

이덕훈 한남대 총장이 배낭을 메고 걸어서 출근을 하고 있는 모습. 한남대 제공
이덕훈 한남대 총장이 배낭을 메고 걸어서 출근을 하고 있는 모습. 한남대 제공

대학교 총장이 전용차를 없애고 걸어다니며 아낀 비용을 4년째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대학교 정문을 지키는 경비원은 적금으로 모은 돈을 학교발전기금으로 쾌척해 대전 대학가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이덕훈 한남대총장은 ‘뚜벅이 총장’으로 통한다. 그는 2016년 취임한 후 총장 전용차를 없애고 걸어서 출근을 한다. 요즘에는 무더위로 출근길에 옷이 땀으로 흥건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그의 출근길 배낭에는 항상 여분의 옷이 들어있다.

이 총장이 총장 전용차량을 없애고 아끼는 비용은 연간 1억5,000만원가량으로, ‘다니엘 장학금’이라는 이름으로 수여된다. 이 장학금은 입학부터 졸업까지 등록금 전액과 연간 400만원의 도서구입비, 기숙사비 전액, 일반대학원 진학 때 전액지원 등의 혜택이 주어지는 명품 장학금이다. 지금까지 4억5,000만원 이상을 지급했다.

매일 40분가량 걷는 출근시간이 이 총장에게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정책들을 정리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걷는 동안 학교운영 방안을 정리하고 관용차 비용을 줄여 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주고 건강도 챙기고… 걷지 않을 이유가 없잖아요” 이 총장의 걷기 예찬이다.

김선재(오른쪽) 배재대 총장이 학교 발전기금을 기탁한 경비원 조동주씨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음료수를 건네고 있다. 배재대 제공
김선재(오른쪽) 배재대 총장이 학교 발전기금을 기탁한 경비원 조동주씨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음료수를 건네고 있다. 배재대 제공

배재대에서는 학교 경비원이 3년동안 부은 적금을 학교발전기금으로 내놔 감동을 줬다. 주인공은 정문 안내실에 근무하는 조동주(73)씨. 조씨는 17일 출근하는 김선재 총장에게 발전기금 500만원을 전달했다.

30여년간 슈퍼마켓을 운영하다 2003년부터 경비원으로 16년째 일하고 있는 조씨는 학교의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그는 “학령인구가 줄어 대학이 어렵다는 뉴스가 줄을 잇는다”며 “예전에는 외국학생도, 한국 학생도 많았는데 최근에는 학생이 줄어든 것이 확실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등하굣길과 학교 순찰을 하며 학생이 줄어든 것을 실감하던 차에 ‘학생이 많이 찾는 대학을 만들겠다’는 김 총장의 의견에 동의해 발전기금을 기탁하기로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김 총장은 “출근길 뜻밖의 선물을 받고 놀랐다”며 “대학을 사랑하는 그의 마음을 받들어 중부권 최고의 교육중심 대학을 만들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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