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주민 상하수도 요금 전액 면제ㆍ진료비 지원 약속
박남춘 인천시장이 17일 오전 인천 남동구 인천시청에서 열린 붉은 수돗물 피해 관련 기자회견 도중 피해 주민들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남춘 인천시장이 19일째 이어지고 있는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와 관련해 17일 “열악한 상ㆍ하수도 인프라와 안일한 현장 대응이 겹친 사고”라면서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박 시장은 이날 인천 남동구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월 30일 상수도 수계 전환 과정에서 수압 조절 문제로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 체계적인 대응이 이뤄지지 못했다”라며 “적수 현상이 일주일이면 안정화된다는 경험에만 의존해 초기 적극적인 시민 안내와 대응도 미흡했다”고 사과했다.

그는 이어 “ 초기 적수나 탁수가 육안 상 줄어드는 과정에서 수질검사 기준치에만 근거해 안전성엔 문제가 없다고 주민들께 설명을 드려 불신을 자초했다”라며 “철저한 위기대응 매뉴얼을 준비해놓지 못하고 초기 전문가 자문과 종합 대응 프로세스도 없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전문가 그룹이 보강돼 진행한 종합 진단에 따르면 현재 수돗물에서 검출되는 이물질이 수도 관로 내에서 떨어져 나온 물질(철, 망간 등)이 확실하다”라며 “지속적인 방류만으로는 관내 잔류 이물질의 완벽한 제거가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에 좀 더 총체적인 관로 복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14일부터 공촌정수장 등에서 정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인천시는 이물질이 많이 나오는 지역을 중심으로 배관에 구멍을 뚫어 이물질을 직접 방류하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18일까지 주요 송수관 수질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19~23일 송수관 방류, 배수지 정화작업, 배수관 방류를 병행할 계획이다. 24~30일에는 수질 개선 추이에 따라 주요 배수관과 급수관의 지속적 방류에 나설 방침이다.

인천시는 피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피해 기간 상ㆍ하수도요금을 전액 면제해주고 공동주택 저수조 청소비와 진료비, 필터 교체비, 생수 구입비, 수질 검사비 등을 실비로 지원해주기로 했다.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게는 경영 안정을 위한 융자특례보증을 지원한다.

박 시장은 “전문가 그룹 분석에 따르면 금주 내에 가시적인 수질 개선이 이뤄지고 6월 하순에는 기존 수질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피해 지원 가이드라인을 주민들께 세세하게 공지해서 더 이상 혼란이 없도록 하고 사태가 마무리 되는 대로 즉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발 방지 대책과 시민 신뢰 제고를 위한 정책들이 시행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라며 “노후 상ㆍ하수도 관로 교체 등을 기반 시설 투자 우선 순위에 놓고 상수도사업본부 조직 혁신을 포함한 상수도 혁신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적수 사태는 지난달 30일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 전기설비 법정검사 당시 단수 없이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수돗물 공급 체계를 바꾸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시는 수도관 내부 침전물이 떨어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으나 정확한 원인은 정부 원인조사반에서 조사 중이다. 원인조사반은 18일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적수 사태와 관련해 현재 서구지역과 중구 영종지역에서 접수된 민원은 지난달 31일부터 16일까지 2만2,737건에 이른다. 유형별로 적수 신고가 1만5,621건으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피해 보상 5,122건, 수질검사 1,080건, 기타 914건 순이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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