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미분양ㆍ미계약분에 대한 청약 접수와 입주자 선정 방식이 변경된 이후 진행된 청약에서 무순위 청약률이 본 청약률보다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부동산정보서비스 직방이 금융결제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월 청약제도 변경 이후 이달 13일까지 아파트투유를 통해 사전ㆍ사후 접수를 진행한 전국 민간분양단지 20개 가운데 3개 단지를 제외한 17개 단지에서 본 청약경쟁률보다 사전ㆍ사후 무순위 청약경쟁률이 더 높았다.
무순위청약은 사업 주체가 1ㆍ2순위 아파트 청약 전 또는 계약 종료 후 선택해 진행하며 신청자를 대상으로 최종 미계약 물량에 대해 추첨으로 당첨 여부를 가리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월 밤샘 줄서기나 대리 줄서기, 추첨 불공정 시비를 막는 차원에서 미계약ㆍ미분양 단지도 청약시스템(아파트투유)을 통해서 공급하고, 특별공급 이전에도 미리 청약 접수를 받는 사전 청약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무순위청약 제도를 도입했다.
사전 무순위 청약은 사업 주체의 선택 사항으로 전국 어디서나 가능하지만, 사후 무순위 청약은 투기과열지구를 비롯한 청약조정지역에서 20가구 이상 미계약이 생기면 의무적으로 금융결제원을 통해 무순위청약을 받아야 한다. 무순위는 미분양 물량을 사는 것이어서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주택 소유 여부나 세대주 여부와 무관하게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어 순위 내 청약 자격이 없는 사람을 중심으로 신청이 몰리고 있다.
사전 무순위 청약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단지는 지난 4월 분양한 구리 한양수자인구리역이었다. 4,015명이 사전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고, 미계약ㆍ미분양 21가구가 발생해 191.19대 1을 기록했다. 본 청약경쟁률은 94가구 모집에 990명이 청약해 평균 10.53대 1이었다.
서울에서 처음 사전 무순위 청약을 받은 동대문 청량리역한양수자인192도 1만4,376명이 사전 무순위 청약을 신청했고, 미계약분 399가구가 발생해 36.0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본 청약 경쟁률(4.64대 1)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난 3월 분양한 동대문 청량리역해링턴플레이스는 117가구 공급에 3,636명이 청약해 31.08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 가운데 29가구가 잔여로 발생해 추가 접수를 진행한 결과, 6,197명이 사후 청약해 213.6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직방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저렴하거나 입지 여건이 뛰어난 곳, 규모가 큰 단지 중심으로 사전ㆍ사후 무순위 청약경쟁률이 높게 나타날 것”이라며 “입지 및 분양가격 분석을 꼼꼼히 한 뒤 무순위 청약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내 집 마련의 현명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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