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외교장관, 15분간 통화… 트럼프 방한ㆍ유조선 피격 사건 등 협의
강경화(왼쪽 두 번째) 외교부 장관이 14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구 하원 의사당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하기 전 의회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스톡홀름=연합뉴스

한미 외교장관이 전화 통화를 통해 한반도 정세 및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외교장관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반(反)이란 전선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을 가능성이 있다.

17일 외교부에 따르면 러시아를 방문 중인 강 장관은 16일(현지시간) 오후 10시 10분(한국시간 17일 오전 4시10분)쯤 폼페이오 장관과 15분간 통화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이달 말 방한과 한반도 정세를 포함한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두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 및 한미 동맹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한미 외교 당국 간에 긴밀한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두 장관의 통화에서는 6ㆍ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는 등 현재 교착 중인 북미 비핵화 협상 상황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는 데 대한 양국의 평가가 공유됐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하기 전 판문점 등에서 북미 간 실무 접촉이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됐을 수 있다. 현재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이르면 24일 방한할 것으로 전해진 상태다.

외교부는 또 양 장관이 최근 오만 해역 유조선 피격 사건 등 중동 정세 관련 현안을 포함한 다양한 현안에 대한 한미 간 긴밀한 협의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와 관련해 계속 수시로 소통ㆍ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이 강 장관에게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항행 보장을 위한 미국의 대이란 전선 구축에 한국이 동참해줄 것을 요구했을 공산이 크다. 현재 미국은 오만 해상에서 발생한 유조선 2척 피격 사건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고 있다. 이날 통화는 미국 측의 요청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16일 미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 “전 세계가 뭉쳐야 한다”고 말하며 한국ㆍ중국ㆍ일본 등을 거론했다. 그는 “중국의 경우 80% 이상의 원유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송하고 한국ㆍ일본 같은 나라들도 이들 자원에 엄청나게 의존한다”며 “우리는 그(호르무즈) 해협이 계속 열려있게 하는 데 깊은 관심이 있는 국가들을 확대, 우리가 이 일을 해나가는 데 도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강 장관은 17일 낮 12시(한국시간 17일 오후 6시)부터 모스크바에서 3시간여 동안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한다. 외교부에 따르면 두 장관은 회담에서 지난해 6월 개최한 한러 정상회담 후속 조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한반도와 중동 등 주요 지역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아울러 2020년 한러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양국 관계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한편 북러 경제 협력 추진 상황 등도 공유할 전망이다. 한러 외교장관 회담이 열리는 건 약 4개월 만이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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