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남 양산시 통도사에서 70대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낸 사고로 13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대책의 필요성이 거론된 바 있다. 최근 5년간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20% 가량 줄었지만, 고령운전자에 의해 발생한 사고는 50%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 부설 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최근 5개년(2014~2018년) 교통사고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18년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3,781명으로 2014년 대비 20.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상자 역시 20.2% 줄어들었다.
다만 전체 사고건수는 20만건대에서 큰 변동이 없었다. 연구소는 이런 현상의 주된 요인으로 고령 운전자 증가로 인한 사고 증가를 들었다.
청장년 연령대에서 교통사고 수와 사망자 수가 감소한 반면, 65세 이상 운전자의 교통사고 수는 48%, 사망자 수는 10.5% 증가했다. 도로교통공단은 고령 운전자가 시력이 감소하고 반응 시간이 늦어지며 속도와 거리 판단에 능력 저하가 나타나기 때문에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분석한 바 있다.
정부는 고령운전자 자동차사고를 줄이기 위해 75세 이상 고령운전자의 경우 5년마다 실시하던 운전면허 적성검사를 올해부터 3년마다 실시하는 것으로 바꿨고, 교통안전교육 이수도 의무화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고령자의 운전면허증 자진반납을 권유하고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경찰도 고령 운전자가 야간이나 고속도로 운전을 제한하는 ‘맞춤형 면허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면허 반납이나 제한 등은 적절한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대도시보다 고령운전자가 많은 지방 소도시나 읍면 단위 지역은 대체 교통수단이 미비해, 면허 제한은 고령자 이동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2월 발행한 고령화리뷰 보고서에서 “고령운전자 사고를 줄이는 동시에 고령층의 이동권 확보를 위한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충남 당진시의 ‘효도버스’나 전남 곡성군의 ‘효도택시’ 등 공유승차제도를 예시로 들었다. 또 고령 운전자가 안심하고 운전할 수 있도록 차량의 안전장치나 위험시 경고장치를 강화하는 ‘실버 카’의 개발 필요성도 제기된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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