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환경장관회의 참석한 정의선 “수소 경제가 가장 확실한 솔루션… 즉각적 행동 필요”
/그림 1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15일부터 일본 가루이자와에서 열린 G20 에너지환경장관회의에 수소위원회 공동회장 자격으로 참석, 환영사를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제공

세계 수소경제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일본이 미국, 유럽연합(EU)과의 ‘수소경제 동맹’을 추진하는 것은 급성장하는 한국의 수소경제 산업을 견제하고, 세계 수소경제 생태계에서 한국을 배제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의도대로 한국이 배제된 ‘수소경제 블록화’가 이뤄질 경우 국내 수소경제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에 우리 정부는 개별 국가ㆍ기업과의 접촉을 늘리며 대응하고 있다. 일본이 포괄적인 협력 틀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면 한국의 전략은 개별 국가들과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한국의 수소경제 기술 협력 전략은 개별 과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에서 액화천연가스(LNG)로 만든 수소를 들여오는 방안을 모색하고 국제표준이 될 만한 수소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등 과제 별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방법은 기술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는 수소경제 시장에서 짧은 시간에 성과를 올려 수소경제 주도권을 잡는데 보다 유리하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최연우 산업부 신에너지산업과장은 “미국, EU 등을 포함해 여러 국가와 수소경제 협력 채널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실무진 선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물밑 접촉의 배경은 활발한 외교활동의 결과다. 정부는 수소경제와 관련해 올해 들어서만 프랑스와 미국, 노르웨이 등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주영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지난 15일부터 이틀 간 일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에너지ㆍ환경 장관회의’에 참석해 지난 1월 정부가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소개했다. 주 실장은 “수소경제 전환을 위해선 G20 차원의 공동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뒤 중국과 독일, 캐나다 등과 양자 회의를 갖고, 에너지 분야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은 2040년까지 수소차 누적 생산량 620만대, 수소충전소 1,200개소 구축을 골자로 한 계획이다. 현재 석탄ㆍ석유 중심의 주요 에너지원을 수소로 바꿔 2030년 수소차와 연료전지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등 수소경제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이 담겼다.

이달 13일 한-노르웨이 정상회담 직후 문재인 대통령은 “(두 나라가) 차세대 무공해 에너지원인 수소의 생산과 활용, 저장에 대한 기술개발 등 수소경제 실현을 위한 협력을 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5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3차 한-미 환경협의회(EAC) 및 환경협력위원회(ECC)에서도 한국과 미국은 수소경제 협력을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지난 2월 산업부는 프랑스 경제재정부와 함께 ‘제5차 한ㆍ불 신산업협력 포럼’ 등을 열어 수소경제 정책을 공유하고, 기술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해 한국ㆍ프랑스 정상 회담의 후속조치였다. 현대자동차도 지난해 10월 산업용 가스를 생산하는 프랑스 기업 ‘에어리퀴드’와 수소전기차 및 수소충전소 보급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2025년까지 프랑스에 승용차, 버스, 트럭 등 5,000대의 수소전기차를 보급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소경제에서 우위를 가지려면 여러 국가가 참여하는 수소동맹 보다는 해당 사안에 강점이 있는 개별 국가ㆍ기업과 프로젝트를 재빠르게 진행해 기술을 선점하는 게 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민간 주도의 수소경제 생태계 구축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수소경제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전세계 자동차, 에너지, 정보기술(IT) 기업 등의 최고경영자들이 뜻을 모아 2017년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출범시킨 수소위원회의 공동회장을 맡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15일 G20 에너지ㆍ환경 장관회의에 수소위원회 공동 회장 자격으로 참석, “에너지와 수송을 넘어 모든 분야의 리더가 수소경제 사회를 구현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데 동참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그는 “수소경제가 미래의 성공적 에너지 전환에 있어서 가장 확실한 솔루션”이라며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선 멋진 말과 연구가 아닌 즉각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수소 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한 우호적인 환경과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수소위원회는 2050년에는 수소가 세계 에너지 수요량의 약 20%를 담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되면 전 세계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6기가톤 감소하게 된다. 이는 지구 기온 상승폭(산업화 이전 대비)을 2도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 필요한 이산화탄소 감축 요구량의 약 20%에 해당한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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