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효(왼쪽) SK텔레콤 ICT기술센터장과 토미 우이토 노키아 모바일 네트워크 총괄사장이 지난 12일(현지 시간) 핀란드 에스푸에 위치한 노키아 본사에서 5G 고도화 및 6G로의 진화를 위한 공동 기술 개발 협약을 맺으며 악수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미국 정부의 제재로 인한 ‘화웨이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SK텔레콤과 KT가 통신장비시장에서 화웨이와 경쟁하고 있는 노키아ㆍ에릭슨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5세대(G) 통신장비로 삼성전자와 함께 노키아와 에릭슨 장비를 채택한 SK텔레콤과 KT는 5G 뿐 아니라 6G 시대에도 노키아ㆍ에릭슨과 장비 공동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노키아, 에릭슨과 ‘5G 고도화ㆍ6G로의 진화를 위한 공동 기술 개발 협약’을 맺고 앞으로 연구개발(R&D)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세 업체가 협업하기로 한 주요 연구분야 중에는 28GHz 주파수 대역을 활용하는 5G 기술과 ‘5G 단독모드(SA)’로의 망 진화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가 상용화한 5G는 3.5GHz 대역 주파수를 활용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28GHz 대역 5G 장비 설치를 시작해야 한다. 훨씬 높은 대역의 초고주파는 실어 나르는 데이터 양이 방대해 스마트공장 등 대용량 트래픽이 소요되는 인프라에 필요하다. SA는 빠르면 내년 상용화할 5G 표준 규격이다. 지금은 부족한 5G 커버리지를 메우기 위해 4G(LTE)와 혼용하는 ‘비단독모드(NSA)’ 단계이지만 완전한 5G 인프라로 나아가려면 SA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세 업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5G 장비 공동 개발에 협력하기로 한 것이다.

KT 역시 최근 노키아ㆍ에릭슨과의 협업을 발표했다. 에릭슨과는 가격을 낮추면서도 안정적으로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장비 기술 개발에 성공해 국내 외곽지역 5G 커버리지를 빠르게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놨고, 노키아와는 28GHz 5G 장비 상용화에 필요한 기술 연구를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SK텔레콤과 KT 모두 현재 노키아ㆍ에릭슨과의 협력 관계를 2020년 이후까지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이수길(왼쪽) KT 네트워크연구기술단장(상무)과 아이너 티포 에릭슨 5G 프로그램 총괄이 13일(현지시간) 스웨덴 시스타 에릭슨 연구소에서 5G 기지국 장비 기술 시연을 마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KT 제공

특히 SA 규격 상용화는 화웨이 장비와도 연관된 이슈다. 기존 LTE 장비와 호환해야 하는 NSA 규격과 달리 SA에서는 모든 인프라를 5G 전용으로 교체해야 한다. 이로 인해 가격 대비 높은 성능을 앞세운 화웨이 장비 도입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SA 전환 때도 불거질 가능성이 높았다. 지난해 9월 5G 장비 공급사로 삼성과 노키아, 에릭슨을 선정한 직후 SK텔레콤은 SA 상용 때 공급사 추가 선정 계획을 묻는 질문에 “추가 선정 가능성이 있으나 현재는 결정된 바 없다”고 답했었다. 화웨이 장비 공급 가능성을 열어뒀던 당시와 달리 최근에는 화웨이 사태를 의식해 노키아ㆍ에릭슨과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SK텔레콤 관계자는 “LTE와 5G 등에서 긴밀하게 협력해 온 노키아, 에릭슨과의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해 이를 기반으로 미래 이동통신 기술 진화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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