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폴란드 우치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결승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경기에서 1-3으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문 한국 대표팀 이강인이 대회 최우수 선수(MVP)상인 골든볼을 수상한 뒤 시상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치(폴란드)=연합뉴스

아쉬움이 남지만 잘 싸웠다. 그리고 희망을 봤다. 태극 전사들이 16일 폴란드 우치의 우치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결승전에서 우크라이나에 1-3으로 역전패하면서 준우승에 머물렀다. 비록 우승 트로피를 놓쳤지만 한국 대표팀이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처음으로 FIFA 주관대회 준우승에 오른 것은 우리 축구사를 새로 쓴 쾌거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18세의 막내 이강인(발렌시아)이 준우승 팀 소속으로는 이례적으로 대회 MVP인 골든볼 수상의 영광을 안은 것은 우리 축구 역사에서 기념비나 다름없다. 이강인은 7경기 동안 2골 4도움의 맹활약을 펼쳤고 한국 남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골든볼을 받았다. 1979년 아르헨티나 디에고 마라도나를 비롯 리오넬 메시, 폴 포그바(프랑스) 등이 U-20 월드컵대회 골든볼 영예를 안았던 주인공들인 점을 감안하면 그 의미가 실감난다.

준결승에서 연장 승부까지 치르며 결승에 올라온 태극 전사들은 무더운 날씨에 체력이 바닥나면서 힘겨운 경기를 펼쳤다. 제공권과 체력, 스피드에서 우크라이나에 뒤졌고 골운도 따르지 않았던 것이 패인이었다. 하지만 결승까지 올라오는 과정까지 집념과 투혼으로 연거푸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했다는 점에서 넉넉한 박수를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결승전이 새벽에 치러졌음에도 불구하고 실시간 시청률이 42.49%에 이를 정도로 우리 국민의 관심이 컸고, 전국적으로 응원 열기도 뜨거웠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정정용 감독은 ‘히딩크 리더십’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 유형을 선보였다. ‘착한 동네 아저씨’처럼 선수들과 소통하는 한편 ‘전술 노트’까지 만들어 선수들에게 공부시키면서 전력 극대화에 최선을 다했다. 또 정 감독이 선보인 ‘즐기는 축구’는 결승까지 진출하는 과정에서 힘들어도 웃음을 잃지 않도록 돕는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자율속의 규율’을 강조하고 ‘지시가 아닌 이해’를 중시하는 정 감독의 리더십 철학은 폭력이 난무했던 우리 스포츠계가 본받아야 할 소중한 가치로 자리 잡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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