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충남 서산시 대산읍 한화토탈 공장에서 유증기가 유출되고 있다. 이 공장에선 다음날에도 유증기가 유출돼 2,330명의 주민과 근로자가 진료를 받았다고 합동조사반이 발표했다. 민주노총 제공.

환경 당국이 지난달 발생한 충남 서산시 대산읍 한화토탈 공장 유증기 유출사고로 병원 진료를 받은 주민들에 대한 건강영향 조사에 들어갔다. 또 두 차례의 유증기 유출 사고가 발생했지만 늑장 신고를 하거나 아예 하지 않아 관련법을 위반한 한화토탈을 고발했다.

16일 화학물질안전원에 따르면 14일 한화토탈 대산 공장 유증기 유출 사고와 관련한 주민건강영향조사 착수보고회를 갖고, 조사 작업에 본격 나섰다.

이날 보고회에선 향후 구체적인 조사 방안, 주민설명회와 동의서 작성, 분석항목 등을 논의했다.

조사 대상은 관계기관 합동조사단에서 파악된 피해 주민이다. 한화토탈 대산공장에선 지난달 17일과 18일 스틸렌모노머 공정 옥외탱크에서 대량의 유증기가 유출됐다. 이로 인해 근로자들과 인근 마을 주민들이 어지럼증, 구토, 안구 통증 등의 증상을 호소해 병원 진료를 받았다. 환경부와 금강유역환경청, 고용노동부, 충남도, 서산시 등이 참여한 합동조사단에 따르면 이 사고로 에틸벤젠, 중합방지제 등 유해화학물질 97.5톤이 유출돼 주민과 근로자 등이 2,330건의 진료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화학물질안전원은 서산의료원 등 의료기관에서 주민들의 진료 기록을 넘겨받아 분석하고, 주민들을 상대로 직접 설문조사도 진행한다. 필요할 경우 추가 정밀검진도 할 예정이다. 비용은 사고를 유발한 한화토탈에 부담시킬 방침이다.

조사 수행 의료기관은 충청권 화학사고 지정병원인 대전의 모 종합병원이다.

화학물질안전원 관계자는 “주민건강영향조사를 시작한 것은 맞지만, 아직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금강환경청은 유증기 유출사고를 늑장 신고한 한화토탈을 13일 고발했다.

화학물질관리법 상 화학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자는 15분 이내에 즉시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지방환경관서, 소방관서 등에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한화토탈은 지난달 17일 오전 11시 45분쯤 대산 공장에서 발생한 유증기 유출 사고를 50분이 지난 낮 12시 35분쯤 서산소방서에 신고했다. 다음날인 지난달 18일 오전 3시 40분쯤에는 사고가 난 탱크 상부에서 두 번째 유증기 유출사고가 났지만 아예 신고하지 않았다.

환경부 고발에 따라 사법경찰권이 있는 금강청 환경감시단이 한화토탈의 늑장 신고 등에 대한 수사를 벌인 뒤 검찰로 송치하게 된다. 한화토탈은 관련법 상 2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화토탈에선 충남도와 경기도, 환경단체 등이 참여한 합동점검을 통해 오염물질 비밀 배출시설을 몰래 설치ㆍ운영하는 등 10건의 법 위반 사항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도 관계자는 “관계기관 합동조사단에선 노동부의 사고원인 조사 의견서, 화학물질안전원의 사고탱크 잔재물 성분 및 영향범위 분석이 마무리되는 대로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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