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배임 혐의만 유죄 인정
게티이미지뱅크

삼성전자의 핵심 반도체 기술을 유출하려다 적발돼 구속 기소됐던 삼성전자 전직 고위 임원이 3년 여간의 재판 끝에 ‘산업스파이’ 누명을 벗었다.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삼성전자 전무 출신 이모(55)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품질 담당 임원이었던 이씨는 2016년 7월 가방에 회사 관련 자료 31장을 들고 퇴근을 하다 보안요원 검문에 걸렸다. 며칠 뒤 회사는 이씨를 고소했고, 검찰은 그 해 9월 산업기술보호법상 국가핵심기술로 고시된 기술이 담긴 자료 47개 등 총 68개의 영업비밀 자료를 3차례에 걸쳐 유출했다며 이씨를 재판에 넘겼다. 또한 삼성은 이씨가 8년 간 재직하며 사용한 업무 추진비 내역을 전수 조사해 7,800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했다고 추가로 고소했고, 검찰은 배임 혐의가 있다고 보고 공소 사실에 포함시켰다.

이 사건은 삼성전자 현직 임원이 반도체 기술을 중국에 통째로 넘기려다 발각된 것으로 보도되며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검찰은 이씨가 헤드헌터를 한차례 만난 사실 등을 근거로 이직에 유리하게 사용하기 위해 자료를 빼낸 것이라 주장한 반면 이씨는 평소 자료를 출력해 메모하는 습관이 있는 데다 업무를 위해 공부할 목적으로 자료를 가져갔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1,2심 재판부는 모두 이씨의 기술 유출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보안규칙을 위반한 사실을 인정되지만, 고의성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보안을 무력화시키면서 기술자료를 유출 시도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헤드헌터와 접촉한 정황에 대해서도 “부정한 목적으로 접촉한 정황이나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하급심의 이 같은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최종 결정했다. 다만 이씨가 회삿돈을 쓴 혐의에 대해선 1, 2심과 같이 유죄로 인정했다. 1, 2심은 ”피고인이 회삿돈을 개인적으로 쓴 혐의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 등을 볼 때 유죄로 인정된다”면서 “다만 피고인이 회사에 손해를 끼친 금액을 공탁한 점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며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이씨는 1심 선고 후 이씨는 6개월 반 만에 풀려났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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