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입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5세대(G) 이동통신은 통신업체들이 가장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분야다. 통신업체들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10’과 LG전자의 ‘V50’ 등 두 종 뿐인 휴대폰, 요금제와 보조금도 비슷해 차별화하기 쉽지 않다.
14일 만난 박현진(사진) KT 5G 사업본부장은 5G의 차별화 요소를 통화지역(커버리지)으로 꼽았다. 얼마나 많은 지역에서 5G로 통화할 수 있느냐에 따라 이용자들의 선택이 갈릴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 본부장은 KT의 5G 통화지역을 지도로 보여주는 ‘커버리지 맵’을 만들어 공개했다. 어디에 어떤 장비를 사용하는 기지국이 몇 개 있는지 표시해 이용자들이 통화 가능 지역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커버리지를 이용자들에게 알리는 것이 통신 서비스의 기본”이라며 “이런 조치 없이 휴대폰만 팔고 보조금 싸움만 벌이는 것은 비정상적”이라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앞으로 건물 내에 설치하는 5G 중계기도 커버리지 맵에 공개할 예정이다. 그는 “서울도 아직 건물 바깥에서만 5G 통화가 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되지 않는 곳이 많다”며 “최대한 빠르게 기지국을 늘려 이런 문제들을 해소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런 점에서 화웨이 사태는 5G 통신망 구축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박 본부장은 “화웨이의 기지국 장비를 사용하면 앞으로 5G 망 구축이 굉장히 힘들 것”이라며 “결국 (화웨이 장비를 사용한 업체는) 통신망을 통한 품질 차별화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KT가 화웨이 중계기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역설했다. 그는 “국민기업 이나 다름없는 KT는 비용을 낮추려고 화웨이 장비를 사용할 수 없다”며 “비용이 더 들어도 국가 경쟁력 향상을 위해 국산 장비 위주로 5G 통신망을 갖췄다”고 밝혔다.
그 결과 그는 삼성전자 등 국내 장비업체들이 앞으로 세계 5G 시장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하다 보니 국산 장비업체도 시행착오가 많아 초기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며 “이용자들이 세계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수업료를 치른 셈”이라고 말했다.
KT는 5G 분야만큼은 1등이 목표다. 이를 위해 박 본부장은 새로운 요금제와 휴대폰 교체 프로그램 등을 하반기에 신형 5G 휴대폰 출시에 맞춰 내놓을 예정이다. 특정 앱이나 서비스 사용시 데이터 이용료를 물리지 않는 제로 레이팅(zero rating) 서비스의 활성화도 기대하고 있다. 그는 “게임사나 쇼핑업체와 제휴해 이용자들에게 할인 쿠폰과 게임 아이템을 주는 프로그램이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이를 통해 1~3위 통신업체 간에 굳어진 50:30:20%의 시장 점유율 구도를 흔들 계획이다. 그는 “1위 업체가 시장을 많이 잃으며 점유율이 현재 45:30:25%로 변했다”며 “KT의 스마트폰 이용자 중 10%인 150만명 수준까지 5G 이용자를 끌어올려 시장 점유율을 33~34% 이상 가져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wolfpa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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