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체 게바라'. 찬란 제공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한국 영화 최초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타이틀을 달고 극장가를 강타하면서 칸영화제에 초청됐던 다른 영화들까지 주목받고 있다. 한국에서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대작부터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는 신작까지 칸영화제를 달군 화제작들이 최근 잇따라 관객을 찾고 있다.

가장 눈길 끄는 영화는 ‘체 게바라’다. ‘오션스’ 시리즈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이 2008년 연출한 작품으로, 무려 11년 만에 한국에서 지난 13일 지각 개봉했다. 주연배우 베니시오 델 토로는 이 영화로 2008년 칸영화제 최우수남자배우상을 수상했다. 제목이 말해 주듯 이 영화는 1950~60년대 가난한 민중을 위해 자신을 내던진 혁명가 체 게바라의 일대기를 그린 전기영화다. 소더버그 감독은 7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각각 126분과 127분짜리 영화 2편으로 체 게바라의 혁명기를 완성했다. 무려 4시간이 넘는 길이다. 한국 개봉이 늦어진 이유다.

소더버그 감독은 혁명의 무대였던 쿠바, 멕시코, 볼리비아 등을 방문해 생존해 있는 체 게바라의 지인들을 만나 일화를 들었고, 체 게바라의 저서를 바탕으로 당시 상황과 감정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쿠바 혁명을 다룬 ‘체 게바라: 1부 아르헨티나’는 ‘쿠바 혁명 전쟁의 기억’을, 볼리비아 혁명을 다룬 ‘체 게바라: 2부 게릴라’는 ‘체 게바라의 볼리비아 일기’를 원작으로 한다. 소더버그 감독은 “체 게바라의 육신은 20세기에 죽었지만 21세기까지 살아있는 신념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투쟁의 한복판에서 체 게바라 주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관객들이 몸소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영화 ‘해피엔드’.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20일에는 2017년 칸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인 ‘해피엔드’와 지난해 칸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인 ‘행복한 라짜로’가 나란히 개봉한다. 각각 세계적인 거장과 새롭게 떠오르는 젊은 거장의 영화로 서로 비교하며 관람해도 좋겠다.

‘해피엔드’는 2009년 ‘하얀리본’과 2012년 ‘아무르’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거장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작품이다. 영화는 프랑스 칼레 지방을 배경으로 부르주아 가문 로랑가 사람들의 이중적인 면모를 그리며 인간의 위선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전작 ‘아무르’에서 사지 마비된 아내를 간병하는 남자 조르주를 통해 사랑의 고결함을 이야기했던 하네케 감독은 ‘아무르’의 이야기를 ‘해피엔드’로 이어간다. ‘해피엔드’의 조르주는 손녀에게 아픈 아내를 질식시켜 죽였다는 충격적인 고백을 한 뒤 다양한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한다. ‘아무르’와는 동전의 양면 같은 영화로, 두 편을 함께 관람하기를 추천한다.

영화 ‘행복한 라짜로’. 슈아픽처스 제공

‘행복한 라짜로’는 이탈리아에서 주목받는 여성 감독 알리체 로르와커 감독이 연출했다. 라짜로는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시골 마을 후작 부인의 담배농장에서 일하는 순박한 청년이다. 라짜로는 요양을 위해 마을을 찾은 후작 부인의 아들 탄크레디와 우정을 쌓고, 마을 농부들을 착취하는 어머니를 혐오하는 탄크레디는 가짜 납치극을 꾸며 마을의 숨겨진 진실을 세상에 폭로한다. 잔인한 현실을 환상적인 설정으로 풀어낸 이 영화는 이탈리아 사회의 계급문제와 자본주의의 비인간성을 고발하는 우화로 해석되고 있다. 로르와커 감독은 올해 칸영화제 심사위원으로 활약하며 ‘기생충’에 황금종려상을 안기기도 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소니픽쳐스 제공

‘기생충’과 함께 올해 칸영화제를 양분한 화제작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8월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연출하고,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브래드 피트, 마고 로비 등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총출동했다. 영화는 1969년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한물간 서부극 스타 릭 탈튼(리어나도 디캐프리오)과 그의 오래된 친구이자 스턴트 대역인 클리프 부스(브래드 피트)의 이야기를 그린다. 비록 칸영화제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최근 즐겨 온 무자비한 판타지의 향연”(인디와이어) “50년 전 할리우드를 놀라울 만큼 재창조했다”(버라이어티) 등 전세계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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