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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스토리]이세돌 9단도 진출한 유튜브…바둑과 동영상의 궁합은?

입력
2019.06.15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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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6>시간 제약 없이 자유 분방한 형태로 진행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 

 바둑 유튜버로 잘 알려진 조연우 초단의 경우엔 약 3만명의 구독자도 확보 

 최근엔 도은교 초단 및 진동규 7단 등도 유튜브 채널 개설 

바야흐로 동영상 시대다. 초고속 무선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동영상을 새로운 소통 아이템으로 정착시켰다. 동영상 열풍은 바둑계에도 흡수되고 있다. 중심엔 구글의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가 자리하고 있다. 정적인 스포츠로 각인된 바둑과 동적인 유튜브의 만남은 올해 초 ‘국민돌’로 유명한 이세돌(35) 9단이 깜짝 등장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세돌 9단은 절친인 김광식(40) 7단의 ‘광파고 TV’ 채널에 출연, 당시 박정환(26) 9단과 이야마 유타(30) 9단의 ‘제20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우승상금 5억원)을 해설했다. 이세돌 9단은 ‘광파고 TV’ 채널에서 최근 반상(盤上)의 최대 화두인 인공지능(AI)에 대한 견해와 바둑계 뒷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젊은 층의 선호 채널인 유튜브는 시간의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는 데다, 자유 분방한 형태로 부담 없이 바둑 방송을 친근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아직까지 경제적인 측면에선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바둑 저변 확대에 필요한 또 하나의 통로가 마련됐다는 점에선 긍정적으로 평가 받고 있다.

유튜브 캡처
유튜브 캡처

‘유튜버’(Youtuber)로 변신한 현역 프로바둑 기사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케이블 방송인 바둑TV 진행자로 잘 알려진 도은교(34) 초단은 지난달부터 유튜브에 ‘은교TV’를 개설했다. 이 채널에선 초보자들도 쉽게 배울 수 있는 축이나 장문, 촉촉수, 사활, 수상전 등의 기본적인 바둑규칙을 만나볼 수 있다. 도은교 초단은 “유튜브 채널을 열게 된 이유는 바둑팬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였다”며 “어렵다고 인식된 바둑을 일반 대중들에게 널리 알리는 게 가장 큰 목적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14번의 도전 끝에 프로기사로 입단, 화제를 불러모은 도은교 초단은 국내 최고령 여자 프로바둑기사 입단 기록(32세7개월)도 보유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유튜브 캡처

남자 프로바둑 기사 가운데선 지난해 10월 유튜브에 둥지를 튼 진동규(33) 7단의 ‘동규의 바둑’이 눈에 띈다. 바둑방송의 해설이 일반인들의 입장에선 다소 어렵다고 느끼면서 유튜버로 나선 진동규 7단은 바둑TV 강좌에 특히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진동규 7단은 “아무래도 공중파나 케이블 바둑 방송에선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제약이 있다 보니, 일반인들이 보기엔 다소 어렵게 느낄 수 있다”며 “다른 것도 마찬가지겠지만 알고 보면 재미있는 바둑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 유튜브 채널 구독자 확보에 더 힘을 쏟아낼 것”이라고 전했다. 진동규 7단은 향후 중국 유튜브 방송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2003년 프로에 입단, 각종 기전 본선에서 활약한 진동규 7단은 한 때 국내 랭킹을 20위권대까지 끌어올렸던 실력파 기사로 알려져 있다.

유튜브 캡처
유튜브 캡처

조연우(30) 초단의 경우엔 바둑을 소재로 한 1인 방송의 개척자로 통한다. 2015년부터 바둑과 영상을 결합시킨 1인 방송에 나선 조연우 초단은 현재 유튜브의 ‘프로연우’에서만 2만9,787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스타급 유튜버다. 2016년 ‘세기의 대결’로 펼쳐진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대국을 개인 방송에서 생중계로 해설했던 당시엔 동시 접속자수가 3만~4만명까지 몰리면서 입소문을 탔다. ‘2019 한국여자바둑리그’에 참가한 EDGE 팀의 감독을 맡고 있는 조연우 초단은 유튜브에서 매주 2회(금,토요일 저녁 10시)에 걸쳐 생방송까지 진행 중이다. 2005년 프로에 입단한 조연우 초단은 일찌감치 1인 바둑 방송에 주목, 아프리카TV에서도 2만2,000여명의 구독자를 끌어 모은 상태다. 조연우 초단은 “이젠 어느 정도 유튜브 채널에선 정착된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바둑팬들에게 전달할 재미있는 아이템 찾기가 사활문제 풀이 만큼이나 어렵다”며 “그래도 제 방송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흐뭇해 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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