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누구나 제재를 어기려 한다”며 북한을 옹호하는 듯한 말을 남겼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은 뒤 조성된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폭스 앤드 프렌즈’ 인터뷰에서 북한의 제재위반 여부를 묻는 질문에 “(북한뿐만 아니라) 모두가 제재를 어기려 한다”고 답했다. 북한의 해상 불법 환적 등이 제재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그 의미를 축소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제재는 북한에 피해를 주고 있고, 미국은 계속 이를 유지할 것”이라며 대북압박 원칙을 견지했다.
북한이 지난달 두 차례 실시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 아니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또 "내가 취임했을 때에는 핵실험이 있었고 미사일이 괌과 일본 상공 등 위로 발사되고 있었다. 지금은 그런 걸 볼 수 없다”며 본인의 대북 성과를 과시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있어 “서두르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성급한 합의 대신 대북제재를 지렛대로 비핵화 빅딜을 견인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한 것이다. 그는 지난 11일 김 위원장의 친서를 받은 뒤 “(북한과) 회담이 있을 수 있지만 향후에 하고 싶다”고 말한 데 이어 12일에는 ‘서두르지 않겠다’는 표현을 네 차례나 사용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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