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4일 스웨덴 스톡홀름 알란다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환영나온 인사들과 악수하고 있다. 스톡홀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스웨덴 의회 연설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핵심 가치로 ‘신뢰’를 강조했다. 북한을 향해 핵 포기로 신뢰와 평화를 구축하고, 다시 평화를 통해 신뢰를 더 굳건히 하는 평화의 선순환 체제를 만들자는 제안을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남북 국민 간 신뢰, 대화에 대한 신뢰, 국제사회의 신뢰 등 세 가지를 특히 강조했다. 우선 남북이 대화와 소통, 적대행위 중단, 도로ㆍ철도 연결 등으로 구체적 평화를 이뤄내고, 북한은 완전한 핵폐기와 실질적인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대한 서로의 신뢰를 이뤄 체제 안전과 평화를 보장받자는 것이다. 남북이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이행하고 경제공동체를 이뤄 한반도에 영구적 평화 체제를 만들자는 내용도 포함됐다.

문 대통령의 ‘스톡홀름 선언’은 1960년대 비핵화의 길을 선택한 이후 세계적 강국이 된 스웨덴을 모델로 한다는 점에서 북한에 비핵화와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위한 결단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스웨덴이 핵 포기를 처음 선언했던 장소에서 문 대통령이 북한에 신뢰를 통한 평화 구축을 제안한 자체만으로도 상징성이 크다.

문 대통령의 스웨덴 의회 연설은 시점상으로도 주목도가 높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고 밝히면서 북미 간 비핵화 협상 교착 상태에 긍정적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위기지수가 치솟던 2017년 7월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비전을 담은 신(新)베를린 선언을 제시했고, 이는 남북관계 복원과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 개최의 밑거름이 된 바 있다.

공은 다시 김 위원장에게 넘어갔다. 문 대통령은 신베를린 선언과 이번 스톡홀름 선언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의 청사진과 경로를 제시했다. 국제사회 신뢰 회복의 첫걸음은 남북ㆍ북미 대화 재개다. 북이 트럼프 대통령과 ‘친서 외교’를 재개하고 이희호 여사 서거에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판문점으로 보낸 이유도 이를 의식해서일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진정 비핵화 의지가 있다면 조속히 남북 정상회담에 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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