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결코 잠들 수 없는 밤이 다가오고 있다.
2019 FIFA U-20 월드컵 결승전, 한국 대 우크라이나 전이 16일 새벽 1시에 시작하기 때문이다. 축구 관전 재미의 반은 경기라면, 나머지 반은 함께 어울려 응원하며 보는 재미. 전국이 응원 열기로 들썩이기 시작했다.
14일, 응원 열풍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사는 집과 가까운 거리 응원 장소를 묻거나, 추천해주거나, 공유하느라 법석이다. 아예 ‘전국 거리응원 총정리’란 문서까지 만들어져 널리 퍼져나가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응원 장소를 확보, 홍보에 나섰다. 정정용 감독의 고향 대구는 대구FC 전용구장인 북구의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응원전을 연다. 정 감독의 모교 경일대는 학생식당에서 재학생들이 한마음으로 ‘정 선배’를 응원한다. 이번 대회 슈퍼스타 이강인의 고향 인천은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여러 차례 ‘슈퍼 세이브’를 기록한 골키퍼 이광연이 선수로 뛰었던 인천대 송도캠퍼스 복지회관을 응원단에게 개방한다.
광주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하늘마당, 제주도는 제주시 종합경기장과 서귀포시 월드컵경기장에서 응원전을 벌인다. 부산은 중구 광복로 시티 스폿, 해운대해수욕장, 롯데시네마 부산본점과 광복점에 대형스크린을 설치한다.
서울에서는 서초구 강남역 9ㆍ10번 출구 사이, 강동구청 앞 잔디광장, 구로구 신도림 오페라하우스 등에서 응원전이 열린다. 하지만 광화문광장 응원이 끝내 무산된 것은 ‘옥의 티’다. 지난달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등을 요구하는 대한애국당 측이 광장을 기습 점거해서다. 응원단과 충돌 우려 때문에 광화문광장 응원은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응원으로 대체됐다.
유통업계는 ‘응원 특수’에 들뜬 표정이다. 음식 배달 서비스업체 배달의 민족에 따르면 지난 5일 U-20 월드컵 한일전 당시에는 주문 건수가 37%나 늘었다. 배달의 민족 관계자는 “국가대표 축구 경기가 있으면 평균 20~30% 가량 주문 건수가 증가한다”면서 “결승전 시작 직전에는 축구팬들을 위한 이벤트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들도 기대가 크다. 거리응원이 힘들다면, 호프집을 찾을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 신촌동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장모(41)씨는 “준결승전은 평일 새벽이라 큰 영향이 없었지만, 결승전은 토요일 밤부터 경기 끝나는 일요일 새벽까지 주문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예 축구팬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경기장처럼 입장료를 받는 가게들도 있다.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박상혁(31)씨는 “손흥민의 토트넘 경기 때도 따로 응원 공간을 만들어 단골 손님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면서 “이번 결승전으로 매출도 끌어올리고 카페 홍보도 하고 일석이조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대구=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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