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전 부인을 흉기로 잔인하게 살해한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오석준)는 14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50)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양형 관련 자료와 딸의 진술을 검토했지만, 1심의 양형이 재량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22일 오전 4시 45분쯤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흉기로 전 부인을 십여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범행 두 달 전 전 부인의 승용차에 몰래 위치추적기(GPS)를 장착해 실시간으로 동선을 파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전 부인이 자신을 못 알아보게 하기 위해 가발을 쓰고 접근, 미리 준비한 흉기로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피고인의 재범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고 유족들은 정신적 피해와 고통을 지금까지 받고 있다”며 1심에 이어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선고 공판에서 방청석에 앉아 있던 피해자의 모친은 김씨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자 “우리 아이를 왜 죽였느냐”고 소리치며 욕설을 퍼부어 경위에게 제지를 당했다. 또 재판부가 징역 30년을 선고하자 “저놈은 살인자다. 죽여야 한다”고 항의했다. 앞서 피해자의 딸들은 지난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빠를 사형시켜달라’는 청원 글을 올리기도 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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