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한반도 라인 정비 완료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 후보자가 미국 상원 인준 절차를 통과했다. 이로써 미국 국무부 내 한반도 라인업 정비도 모두 마무리됐다.
미 상원은 13일(현지시간) 본회의를 열어 스틸웰 지명자에 대한 인준 투표를 실시해 찬성 94표, 반대 3표로 가결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예비역 공군 준장인 스틸웰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에 지명했다.
미 국무부에서 동아태 지역 외교 정책을 총괄하는 자리에 외교관이 아닌 군 인사가 기용된 것은 해군 대령 출신이었던 제임스 켈리 전 차관보(2001∼2005년) 이후 두 번째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스틸웰 차관보는 대(對)중국 강경파로 꼽혀 왔던 터라, 중국을 향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드라이브를 뒷받침하는 인선으로 평가된다.
스틸웰 차관보는 1980~83년 미국 국방언어학교에서 한국어 어학 훈련을 받고 오산 공군기지에서 암호병으로 근무했다. 이후 공군사관학교에서 전투기 조종사 훈련을 받은 뒤 1993~1995년 군산 공군기지, 1995년~1999년 일본 미사와 공군기지에서 F-16 전투기 조종사로 복무했다. 또 2011~2013년 주중 미 대사관 무관으로 근무해 한중일 3국 근무 경험도 갖고 있다. 백악관은 지명 당시 스틸웰 차관보가 한국어와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으며 일본어도 약간 할 줄 안다고 밝힌 바 있다.
스틸웰 차관보는 군 생활의 마지막이었던 국방부 합동참모본부에서 근무하던 당시 태평양 사령관(현 인도ㆍ태평양 사령관)이던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와도 긴밀하게 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중 매파인 해리스 대사와 마찬가지로 스틸웰 차관보도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고 대만의 지위를 강조하는 강경파로 평가된다. 그는 또 지난 3월 청문회에서 “북한은 우리가 그들의 말만 믿고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안다. 우리는 충분히 속았고 꾸준한 압박이 계속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며 대북 압박 원칙을 확인한 바 있다.
아시아 31개국과의 외교 관계를 실무적으로 총괄하는 동아태 차관보 직책은 트럼프 정부 들어 줄곧 대행 체제로 운영되며 자리를 잡지 못했다.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이 밀었던 수전 손턴 전 대행이 대중 온건파라는 이유로 백악관 강경파 반대에 부딪혀 인사가 지연되는 수모를 겪다가 결국 지난해 7월 낙마했다. 스틸웰 차관보 인준으로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와 알렉스 웡 대북특별부대표 겸 북한 담당 부차관보, 마크 내퍼 한국ㆍ일본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 마크 램버트 대북 특사 등 국무부 내에서 한반도 외교 정책을 책임지는 실무 라인이 모두 채워지게 됐다. 한반도 관련 업무는 비건 대표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스틸웰 차관보는 상대적으로 중국 관련 쪽으로 역할 분담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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