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왼쪽) 영화감독과 배우 김민희씨. 전원사 제공

배우 김민희와 불륜 관계를 인정해 관심을 끌었던 영화감독 홍상수의 이혼 시도가 실패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단독 김성진 판사는 14일 홍 감독이 아내 A씨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청구 소송에 대해 패소 판결했다. 김 판사는 “두 사람의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기는 했으나, 그 파탄의 주된 책임이 원고인 홍 감독에게 있다”며 “이 사건은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는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허용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유책배우자란 외도, 폭력 등 잘못을 저질러 결혼 생활을 파탄 낸 책임이 있는 배우자를 말한다. 여배우 김민희와 바람난 홍 감독이 유책배우자다. 이혼 성립에는 결혼 파탄의 책임 소재를 따지는 ‘유책주의’와 책임 소재를 따지기 이전에 파탄났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보는 ‘파탄주의’가 있다. 파탄주의가 결혼을 대등한 개인간 계약관계로 간주한다면, 유책주의는 경제력 등에서 불리한 여성이 열세에 놓여 있다는 현실을 감안한 논리다.

남녀 역할 구분이 확실했던 과거엔 당연히 유책주의를 택했으나 전통적 결혼관이 허물어지면서 파탄주의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대법원은 2015년 전원합의체 판례를 통해 재판관 7대 6의 의견으로 유책주의 원칙을 재확인했다. 당시 대법원은 유책배우자의 상대방을 보호할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파탄주의를 인정하면 유책배우자의 상대방만 손해라고 봤다.

유책주의 원칙 아래 홍 감독이 이혼소송에서 이기려면 △A씨가 보복하려고 이혼에 응하지 않거나 △홍 감독이 파탄 책임을 뛰어넘을 정도로 A씨에게 어떤 배려를 제공하거나 △너무 오랜 세월이 흘러 책임 소재를 따지는 게 무의미할 정도가 돼야 한다. 2016년 12월 홍 감독이 이혼소송을 내자 A씨는 공격적 대응을 삼간 채 철저하게 침묵을 지켰다. 이 때문에 홍 감독이 이혼 소송에서 질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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