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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석달째 “경기 부진”… 홍남기, 성장률 하향조정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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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석달째 “경기 부진”… 홍남기, 성장률 하향조정 시사

입력
2019.06.14 11:12
수정
2019.06.14 19:1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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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부총리, 올해 성장목표치 하향조정 시사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최근 우리 경제가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는 진단을 석 달 연속 유지했다. 수출ㆍ투자가 동반 부진한 가운데, 소비마저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달 말 발표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치 하향조정 가능성을 시사하며 부양책 강화 방침을 밝혔다.

◇투자ㆍ수출 부진에 소비마저 둔화

기획재정부는 14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6월호에서 “우리 경제는 최근 생산은 완만하게 증가했으나, 수출 및 투자의 부진한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린북은 최근 국내외 경제 상황에 대한 정부의 공식 판단을 담은 보고서다. 앞서 기재부는 그린북 4월호에서 ‘부진’이란 표현을 2016년 12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처음 언급한 이후, 석 달 연속 동일한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4~5월에는 생산ㆍ투자ㆍ수출 모두 ‘부진한 모습’이라고 언급했지만, 이달에는 수출과 투자에 대해서만 이 같은 표현을 사용했다. 미세하게 수위를 조정한 것이다. 전(全)산업생산(전월 대비)이 3월 1.5%, 4월 0.7% 등 두 달 연속 상승하며 생산 지표 흐름이 양호한 점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생산을 제외한 다른 지표들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부정적이었다. 설비투자(전월 대비)는 3월 10.1%, 4월 4.6% 상승했지만 이는 기존에 설비투자 하락 폭이 컸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는 게 기재부의 판단이다. 또 5월 수출은 1년 전보다 9.4% 감소하며, 작년 12월 이후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그나마 경제의 버팀목이던 소매판매(소비)도 향후 전망을 낙관하긴 힘든 상황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달 백화점 매출액은 1년 전보다 2.3% 늘었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 또한 40.6% 늘며, 3월(20.9%) 4월(34.5%)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하지만 승용차 판매량(-0.4%)과 할인점 매출액(-1.0%)은 감소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민간소비가 꾸준하게 증가는 하고 있지만, 증가 속도 자체는 둔화되고 있기에 ‘양호한 소비’라는 평가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 이어 정부도 성장률 전망치 낮추나

홍남기 부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연구기관장 간담회를 주재하며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발표 때) 성장률, 고용, 수출 등 여러 경제지표에 대해 다시 짚어보고 조정이 필요한 경우 조정하는 내용까지도 담겠다”고 말했다. 이달 말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현 경제성장률 목표치(2.6~2.7%)를 낮출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한국은행은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5%로 낮췄고,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4%를 제시한 바 있다.

홍 부총리는 “연초부터 정부가 경제활력을 높이는 데 정책 초점을 맞춰왔음에도 대내외 여건 때문에 성과가 잘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최저임금이나 탄력근로제에 대해 정책 보완 노력을 기울였지만 입법화가 안 됐고, 추가경정예산도 아직 심의가 되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작년 말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생각했던 여러 경제 여건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글로벌 성장세뿐만 아니라 세계교역 증가율도 크게 떨어지는 등 대외 여건이 예상보다 더 크게 악화했다”고 진단했다. 미ㆍ중 무역갈등 등으로 당초 예상보다 대외여건이 더욱 악화하고 있는데, 정책 ‘약발’은 전혀 먹히지 않고 있다고 토로한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경제정책과 관련, 홍 부총리는 “민간ㆍ설비투자 굉장히 부진해 하반기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할 정도로 엄중히 생각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경제활력 제고에 최고 방점을 두고 민간이 시도하는 여러 산업 혁신 노력이 가속화되게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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