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결승을 앞두고 한국 대표팀 고재현이 14일 폴란드 우치의 팀 훈련장에서 훈련에 앞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우치=연합뉴스

세계 정상을 바라보는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선수들 전원에겐 지난해 19세 이하(U-19)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십 대회 소집기간에 ‘전술노트’가 주어졌다. 정정용(50) 감독이 직접 제작해 제본한 이 노트엔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의 분량의 전술이 빼곡히 설명돼있다. 선수들은 책보단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는 데 익숙한 세대라지만, 정 감독이 나눠준 전술노트는 거의 모든 선수가 달달 외우는 것도 모자라 ‘(전술 사례를)더 달라’고 요청했을 정도란다.

지난 12일(한국시간) 폴란드 루블린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4강전에서도 이 전술노트에 담긴 전술이 여러 차례 나왔다. 노트엔 특히 코너킥 등 세트피스 상황에 적용할 전술이 많았는데, 이날도 프리킥 상황에서 이강인(18ㆍ발렌시아)의 침투패스와 최준(20ㆍ연세대)의 찰떡궁합 전술로 결승골을 뽑아냈다.

결승이 열릴 우치에서 14일 만난 대표팀 미드필더 고재현(20ㆍ대구)은 정 감독의 전술노트를 두고 “거의 마법노트 수준”이라며 극찬했다. 그는 “전술노트를 매일 방에서 보고 시간 날 때마다 읽었다”며 “어떤 상황에선 어떻게 움직이라는 글과 그림이 상세히 적혀 있는 걸 보고 정 감독이 우릴 얼마다 생각하는지, 그리고 U-20월드컵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 지 알 수 있었다”고 했다.

정 감독의 성의를 알았는지, 선수들은 대부분 이 책을 통달해 실전에서 요긴하게 적용한다. 다른 선수들보다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해 전술노트를 접할 시간이 적었던 이강인은 아예 ‘변형 전술’로 팀을 더 강력하게 만들었단 게 고재현 얘기다. 그는 “지금까지 노트에 있던 전술을 거의 다 썼다”며 “우리 팀 전술이(노트를 바탕으로) 2년 전부터 준비가 돼 있었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선 자신감과 간절함을 더해 임했다”며 결승까지 온 비결도 전했다.

고재현은 지난 4강전 출전을 포함해 이번 대회 단 2경기에만 출전해 대표팀 내 ‘특공대’로 분류된다. 그는 “경기를 뛰지 못하는 선수들이 더 중요하단 의미로 감독님이 지어준 별명”이라며 “내가 특공대장이고, 이규혁이 응원단장”이라며 웃었다. 고재현은 “현재 팀 분위기는 최고조”라면서 “잘 준비하면 결승전도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우치(폴란드)=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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