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36)의 현 남편이 고씨가 자신의 아들도 살해했는지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주지검에 제출했다. 그동안 고씨의 현 남편은 자신의 아들 사망사건을 단순한 사고사로 경찰에 진술해왔지만, 돌연 말을 바꾼 것이어서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13일 제주지검과 청주 상당경찰서 관계자 등에 따르면 고씨의 현 남편 A씨(37)가 이날 제주지검에 고씨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소장에는 고씨가 자신의 아들을 살해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많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고씨의 의붓아들 B(4)군은 지난 3월 2일 오전 충북 청주시 상당구 고씨의 자택 안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씨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자고 일어났더니 아이가 숨져있었다. 왜 숨졌는지 모른다”고 진술했다. 당시 아이는 A씨와 함께 침대 위에서 잤고, 고씨는 다른 방에서 잤다고 이들 부부는 진술하는 등 범죄 관련성을 부인했었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아이 몸에 다리 등이 걸쳐지지 않았느냐”는 경찰의 질문에 대해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B군은 A씨의 전처 사이에서 낳은 아이로, A씨 부모와 제주도에서 함께 살다가 사망 이틀 전인 2월 28일 청주로 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2017년 11월 A씨와 재혼했다.
고씨 의붓아들의 의문사를 수사하고 있는 청주 상당경찰서는 최근 국립과학수사원으로부터 ‘질식에 의한 사망일 가능성이 있다’는 부검 결과를 통보 받았다. 그러나 B군 몸에서는 외상이나 장기 손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특별한 약물이나 독극물도 검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경찰은 고씨 부부 진술에 가운데 석연치 않은 부분 등이 있어 수사를 진행해오다, 지난 1일 고씨가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로 긴급체포되면서 B군 의문사와의 연관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다시 부각됐다.
경찰은 고씨가 체포된 이후 고씨의 자택에서 휴대전화, 컴퓨터 등을 확보해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 특히 이날 A씨의 고소장 제출로 고씨의 의붓아들 의문사 수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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