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례 폭음…침몰 가능성도”

아베, 이란 방문 중 악재…중동 내외 충격파

12일(현지시간)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도착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운데)가 환영식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왼쪽)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테헤란=로이터 연합뉴스

걸프만으로 이어지는 오만해에서 대형 유조선 2척이 어뢰에 의해 피격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미국과 이란 간 갈등 중재를 위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이란을 방문 중인 가운데 벌어진 사건이어서 중동 정세에 미칠 충격파는 적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 피격된 선박 중 1척은 일본을 향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란 국영 아랍어 방송인 알알람은 13일(현지시간) 오만해에서 대형 유조선 2척이 이날 오전 피격됐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오만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폭발음이 2차례 들렸고, 걸프 지역에서 원유를 실어 나르던 유조선 2척에 대한 공격으로 인한 폭음”이라고 전했다. 대형 유조선은 피격된 뒤 구조 신호를 보냈다. 1척은 화염에 휩싸이며 선원 모두가 긴급 탈출했고 침몰 가능성도 있다. 로이터통신은 업계 소식통을 인용, 피격 유조선의 선적이 각각 마셜제도(프론트 알타이르 호)와 파나마(코쿠카 코레이져스 호)라고 전했다.

누가 공격을 벌였는지 특정되지는 않고 있다. 영국 해군 산하 해사안전기구(UKMTO)는 “오만해에서 불상의 사건이 일어났다”며 이곳을 지나는 선박은 매우 주의하라고 경고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바레인에 주둔하는 미 해군 5함대도 블룸버그 통신을 통해 유조선 2척의 피격 사실을 확인했으나 공격 주체는 밝히지 않았다.

당장 이번 공격 배후로 이란이 의심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군사적으로 대치해온 이란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 폐쇄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지난달 12일에는 아랍에미리트(UAE) 해역에서 상선 4척이 주체 불명의 세력에 의해 사보타주 공격을 받기도 했다. 이 공격 배후에 이란이 있을 것이란 게 미국의 판단이다.

일본 정부도 비상이 걸렸다. 아베 총리의 이란 방문 중 이 같은 사건이 발생했을 뿐 아니라 피격 선박이 일본과 관계된 화물을 싣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이와 관련 세코 히로시케(世耕弘成) 일본 경제산업장관은 “중동 호르무즈 해협 부근에서 일본과 관계된 화물을 실은 선박이 공격을 당한 정보가 입수됐다”고 말했다. 이에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정보연락실을 설치하는 등 관련 정보 수집에 나섰다. 세코 장관은 이날 오후 4시쯤 일본가스협회 회장단과의 면담에 앞서 “방금 경제산업성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상황을 보고 받았다”며 “계속 철저한 정보를 수집하고 관계 사업자들에게 주의 환기와 에너지 공급체계를 확인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피격을 받은 배 1척은 나프타를 싣고 일본으로 수송 중일 가능성이 있고, 다른 배는 싱가포르와 태국으로 향하는 선박이라는 것이다.

해운회사로 구성된 일본선주협회에 따르면, 일본과 관련된 피격 선박은 일본 해운회사가 운항하는 외국 국적 배이다. 해당회사 보고에선 전체 피해상황이 파악되지 않았지만 승무원 중 일본인이 없으며 부상자에 대한 연락도 아직 없다고 NHK가 보도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