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들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법정에서 열린 최저임금 헌법소원 사건 공개변론을 위해 자리를 잡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2년간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끌어올린 것이 기업의 자유를 침해한 위헌적 조치였을까. 문재인 정부에 대한 주요 공격 포인트였던 최저임금 인상이 이번엔 헌법재판소 무대에 올랐다.

13일 서울 재동 헌재 대심판정에선 고용노동부가 지난 2년간 내놓은 최저임금 인상 고시가 위헌임을 확인해달라는 중소상공인연합회의 헌법소원 사건을 두고 공개변론이 열렸다. 3시간 반 동안 양측은 피 튀기는 설전을 벌였다.

포문은 협회 측 황현호 변호사가 열었다. 그는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산업구조 차이, 기업별 고용 근로자 수, 노동자의 능력이나 학력, 숙련도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적용된다”며 “그런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리는 것은 계획ㆍ통제 경제 국가로 가는 것”이라 주장했다. 고용부 측 법무법인 지향의 김진 변호사는 최저임금 결정은 사회적 논의를 거친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최저임금위원회라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오래된 사회적 대화기구를 통해 결정된 정책적이고 기술적인 판단인 만큼 그 판단의 합리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양측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해 줄 전문가도 내세웠다. 협회 측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는 “최저임금을 과하게 올리면 어느 시점에서는 부정적 효과가 더 커진다”며 “지금 최저임금 인상은 대선 때 ‘최저임금 1만원’ 공약에 맞추기 위해 타당성 검토 없이 과도하게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고용부 쪽 참고인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이 지난 대선 당시 5개 정당 공통 공약이었다는 점을 들어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최저임금 인상 헌법소원 주요 쟁점. 신동준 기자

연합회 측은 헌법재판관과의 논쟁도 불사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과하다는 황 변호사의 주장이 이어지자 김이수 재판관은 “그러면 어느 정도면 적정한가”라 되물었다. 황 변호사는 “개인적으론 경제성장률 등 대비 두 배 이상은 곤란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석태 재판관은 “공개변론은 사적 견해를 밝히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두 배 정도가 적당하다는 기준은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 문헌 등 관련 자료를 정리해 서면으로 제출하라”고 말했다. 김이수 재판관은 또 이 교수가 제시한 해외보고서에 대해 “원문에 오류가 있는데, 그 오류까지 그대로 붙인 것 같다”며 “최소한 법정에선 정확한 용어 하나하나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교수는 “앞뒤 문장을 잘 살피면 내 해석이 틀리지 않았다”고 맞서기도 했다.

앞서 2017년 8월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듬해 적용될 최저임금을 전년대비 16.4% 인상된 7,530원으로 결정했다. 2018년 8월에도 전년대비 10.9% 인상을 결정했다. 이전 5~7%대 인상률보다 훨씬 높다.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소득주도성장(서민과 저소득층 소득을 높여 경제활성화를 이끌어낸다는 구상)’ 정책이 반영된 조치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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