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에서 4차례나 발언… “3차 정상회담 향후에 하고 싶다”
CNN “친서에 구체 내용 없어”… 문 대통령 “흥미로운 대목”과 배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백악관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대북 낙관론을 펴면서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로 북미 대화 재개의 긍정적 신호가 마련됐지만, 1,2차 정상회담 성사 때와 달리 실무협상을 통한 실질적 비핵화 진전을 담보한 후 정상회담에 응하겠다는 기조로 풀이된다. 미국 국무부는 북한에 실무 협상 테이블에 나올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과의 좋은 관계를 강조하면서도 “나는 서두를 게 없으며 제재는 유지되고 있다”고 거듭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in no rush’ 3번, in no hurry’ 1번 등 ‘서두르지 않겠다’는 표현을 네 차례나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김 위원장의 친서를 받은 사실을 공개하며 대북 관계에 낙관론을 펴면서도 3차 정상회담에 대해선 “회담이 있을 수 있지만 향후에 하고 싶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서두르지 않겠다’는 분명한 언급을 통해 성급한 합의 대신 대북 제재를 지렛대로 비핵화 빅딜을 견인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나는 달라질지 모른다. 내가 달라진다면 여러분은 재빨리 알게 될 것이다”라며 기조 변화 가능성도 열어두면서 “그러나 지금 당장은 좋은 관계를 갖고 있으며, 나는 지난 25년간에 비해 그 어느 때보다 관계가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미사일 실험 등을 통해 현 상황을 악화시켜서는 안 된다는 우회적 경고 메시지 차원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친서에 화답하면서도 3차 정상회담과는 거리를 둔 것은 이전과는 다소 달라진 모습이다. 친서 외교를 통해 1, 2차 정상회담이 성사되는 과정에선 실무 협상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상회담 일정부터 잡혔다. 하지만 1, 2차 회담 모두 실질적 비핵화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실질적 진전을 위한 실무 협상에 우선적인 방점을 두는 것으로 풀이된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의 친서에 비핵화 대화를 진전시키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전해 미국으로선 비핵화 성과에 대한 담보가 여전히 필요한 상황이다.

이날 국무부도 북한에 실무 협상에 나설 것을 공개적으로 제안하면서 대북 제재 유지 원칙도 재확인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따뜻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국무부는 북한과 실무급 회담을 이어갈 준비도, 의지도 있다”면서 “1년 전 (싱가포르에서 한) 약속을 향해 어떻게 진전을 이뤄갈지 우리의 상대방(북한 실무협상팀)과 논의를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이날 미국 뉴욕에 있는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에서 15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과 비공개 회동을 갖고 대북 문제를 논의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친서와 이희호 여사 별세에 대한 조의문과 조화 전달 등에 대해 “긍정적 신호로 본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미국의 대북 협상 노력을 설명하면서 안보리 이사국들의 대북 제재 이행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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