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석달 간 최하위 헤맨 세인트루이스 NHL 첫 우승
신인 비닝턴 주전 꿰차며 49경기서 30승 챙기는 대반전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전체 꼴찌 팀이었던 세인트루이스 블루스가 마지막에는 가장 높은 곳에서 웃었다. 1967년 팀 창단 이후 네 번째 스탠리컵 파이널 무대에서 마침내 52년 묵은 우승 한을 풀었다.
세인트루이스는 13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TD 가든에서 열린 2019 NHL 스탠리컵 파이널(7전4승제) 7차전에서 보스턴 브루인스를 4-1로 꺾었다. 이로써 세인트루이스는 시리즈를 4승3패로 끝내며 창단 첫 우승을 일궈냈다. 창단 초기인 1968년과 1969년 몬트리올 캐네디언스, 1970년 보스턴을 상대로 3년 연속 파이널을 치러 모두 패했지만 49년의 기다림 끝에 다시 밟은 결승에서 마침내 ‘해피 엔딩’을 장식했다.
2018~19시즌 개막 후 석 달째인 1월초까지 리그 최하위에 처져있을 때만 해도 세인트루이스의 우승을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정규리그 49경기에서 30승을 챙기는 반전을 일으켜 서부콘퍼런스 5위로 플레이오프에 합류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위니펙 제츠를 4승2패, 댈러스 스타스를 4승3패, 새너제이 샤크스를 4승2패로 따돌린 데 이어 49년 전 4전 전패의 악몽을 안겼던 보스턴에 설욕을 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기적 같은 레이스의 중심엔 신인 골리 조던 비닝턴(25)이 있었다. 비닝턴은 이번 시즌 개막 때 팀 전력에 없던 무명 선수였다. 2011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88순위로 지명을 받고 매 시즌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1월8일 필라델피아전에서 시즌 처음 주전 골리로 출전한 다음 단숨에 주전 자리를 꿰찼다.
비닝턴이 주전으로 골문을 지킨 경기에서 24승6패를 기록했다. 플레이오프에선 NHL 신인 최다승 신기록(16승)까지 작성했다. 특히 파이널 최종 7차전에서 막아낸 32세이브는 1955년 슈팅 기록을 측정한 이래 신인 골리 중 최다 기록이다. 또 역대 네 번째 신인 골리로 우승한 선수가 됐다. 비닝턴은 우승 확정 후 “팀의 일부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며 “우리는 각자 자신의 역할을 다했고, 믿기 힘든 결과를 만들었다”고 기뻐했다.
스탠리컵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 영예는 라이언 오라일리가 안았다. 오라일리는 스탠리컵 파이널 4차전부터 7차전까지 4경기 연속 골을 터뜨렸다. 이 기록은 NHL 전설 웨인 그레츠키 이후 처음이다. 또한 오라일리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올린 23포인트는 세인트루이스 구단 신기록이다. 지난해 11월 20일 마이크 요 감독이 경질됨에 따라 지휘봉을 넘겨받은 크레이그 베르베 감독 대행은 꼴찌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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