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랴오닝성 단둥과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 사이를 잇는 압록강철교의 지난 9월 9일 모습. AP 연합뉴스

중국 국경도시 호텔에서 한국 위성방송 수신 장치가 대부분 철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북한 투숙객들이 한국 방송을 시청하는 데 부담을 느낀 북한 측 요청에 의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2일(현지시간)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얼마 전부터 단둥 대부분 호텔방에서 한국 TV 방송 수신장치를 철거하기 시작해 한국 방송을 시청할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이 지역 호텔들은 손님 유치를 위해 위성 수신장치를 설치, 최근까지 한국 방송을 제공해왔다. 단둥은 대표적인 북ㆍ중 접견지역으로 북한과 중국을 오가는 북한 ‘무역 일꾼’들이 자주 이용하는 도시다.

이 소식통은 여러 호텔에서 동시에 철거 조치가 이뤄진 것에 대해 “아무래도 중국 당국의 지시가 있었던 것 같다”며 “북한 투숙객들이 남한 방송을 시청하는데 부담을 느낀 북한 당국이 중국에 수신장치 철거를 요청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 출장자들은 남한 방송을 볼 수 없게 된 것에 대해 매우 아쉬워하고 있다”며 “그들은 북한을 떠나기 전 보위부로부터 남한 방송을 시청하지 말라는 교육을 받지만 중국에 와서 지시 받은 대로 시청하지 않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소식통 역시 RFA에 “단둥의 경우 호텔 투숙객 중 한국 방송을 주로 시청하는 사람들은 북한 사람들”이라면서 “이런 현실을 고려할 때 북한 측이 중국에 한국 방송 수신장치를 제거하도록 요청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의 드라마, 영화 등 한류문화가 중국에 유입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던 중국 당국이 북한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최근 한국 포털사이트 다음에 이어 네이버까지 접속을 차단하는 등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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