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공전 상태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와 자유한국당의 설전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엔 한국당이 청와대 참모들을 겨냥해 ‘야당을 설득하려는 대화 등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비판하고, 이에 대해 청와대가 사실 무근이라고 발끈하면서 진실 공방을 벌였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13일 “청와대가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요구하면서 ‘물밑 대화’를 하거나 우리를 설득하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을 직접 거론하며 “나는 (지난 1월) 노영민 비서실장 체제 이후 한 번도 전화조차 받아본 적 없다. 대통령 실장이면 적어도 제1 야당 원내대표와 같이 밥 좀 먹자고 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는 “이렇게 패스트트랙 태워놓고 그 이후 청와대 정무수석, 비서실장이 한 번도 나한테 만나자고 찾아온 적 있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청와대는 강기정 정무수석의 입장을 전달하며 나 원내대표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강 수석은 “국회 파행 사태 이후 나 원내대표가 청와대는 빠지라고 언급해 더 이상 연락을 할 수 없었다”며 “그 전까지 나 원내대표와 연락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강 수석은 또 “빠지라고 해 더 이상 연락할 수 없어 정양석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오늘 오전까지도 통화를 해왔다”며 “지금까지 연락하지 않았다는 말은 맥락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정 수석은 또 “나 원내대표가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이야기를 하라고 해서 접촉했지만 황 대표도 전화를 받지 않아 비서실장인 이헌승 의원과 연락을 취해왔다”고 설명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전날까지 이틀 연속 청와대가 내놓은 국민청원 답변을 놓고도 입씨름이 이어졌다. 나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야당을 조롱하고 압박하면서 재를 뿌리고 있는데 어떻게 국회를 열 수 있겠느냐”며 국회 상황의 책임을 청와대에 돌렸다. 여기에 황 대표가 “청와대 참모들의 공격이 도를 넘고 있다”며 “야당은 국민을 위해 힘을 합쳐 뛰어야 하는 원팀”이라고 비판에 가세했다. 그러자 청와대는 “일방적으로 특정 정당을 압박하거나 조롱할 의도로 답변을 했다면 한국당 정당해산 청원에 대해서만 답변을 했을 것”이라며 “민주당 정당해산 청원에도 답변을 같이 했는데 이게 어떻게 특정 정당 압박이라고 주장을 할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