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보다 5억달러 확대 발행
“‘한국경제 탄탄하다’ 믿음 확인”… 민간 외화차입 비용 감소 효과도
정부가 15억달러 규모의 미국 달러화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이하 외평채)을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애초 발행 목표액의 6배 넘는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계획보다 5억달러를 더 발행했고, 발행금리와 가산금리 모두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이 아직 괜찮다는 반증으로 해석된다.
기획재정부는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총 15억달러 규모의 달러화 표시 외평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고 밝혔다. 외평채는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에 쓰는 자금인 외국환평형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한다. 이번 외평채는 5년 만기의 ‘녹색 및 지속가능채권’ 5억달러 어치와 10년 만기의 일반채권 10억달러 어치가 각각 발행됐다. 지난 4월 만기 상환한 15억달러 규모 외평채에 대한 차환 차원이다.
금리 조건도 매우 좋다. 발행금리와 가산금리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5년물 녹색 및 지속가능채권 금리는 미국 5년물 국채금리에 30bp(1bp=0.01%) 가산한 연 2.177%로 확정됐다. 10년물 일반채권은 10년물 미국 국채금리에 55bp를 더한 연 2.677%다.
5년물의 가산금리는 국제신용평가사 S&P 기준으로 우리나라(AA)보다 신용등급이 높은 홍콩(AA+)이 지난달 22일 발행한 그린본드의 가산금리(32.5bp) 보다 2.5bp 낮은 수준이다. 10년물 가산금리의 경우 역대최저를 기록했던 2017년의 55bp와 동일하다.
정부는 두 외평채 모두 국제 채권시장에서 유통되는 같은 잔존 만기의 기존 외평채보다 금리가 낮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좋은 조건의 발행 배경은 투자자 주문 쇄도였다. 당초 정부는 10억달러 어치 발행을 계획했는데, 60억달러 이상 주문이 몰리자 발행 규모를 5억달러 늘리고 금리는 최초 제시금리보다 20~25bp 낮췄다. 투자자 구성도 외국 중앙은행ㆍ국부펀드 비중이 높아지는 등 양호하다고 정부는 평가했다.
기재부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신뢰를 재확인했다”며 반색하고 있다. 특히 외평채 발행금리 하락은 국내 민간기업이나 공공기관이 해외채권을 발행할 때 금리 기준을 낮춰 외화 차입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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